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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마이클 잭슨 ‘아동 성추행’ 무죄

등록 2005-06-14 19:13수정 2005-06-14 19:13

배심원 전원일치 평결‥ 18개월 시비 끝

“변호사 법정 압도”‥‘유전무죄’논란예상

‘최고스타’이미지 손상 회복하긴 힘들듯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46)이 13일 지난 석달반 동안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아동 성추행 사건 재판에서 무죄로 풀려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카운티지법 로드니 멜빌 판사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심사해 온 12명의 배심원단은 이날 검찰이 잭슨을 상대로 기소한 13살 소년에 대한 성추행, 불법 구금, 미성년자에게 알코올 제공 등 10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평결을 내렸다. 18년 이상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위기에 몰렸던 잭슨은 수사가 시작된 지 18개월만에 자유로워졌다. 판사가 판결문을 읽어내려가자 잭슨은 가족과 함께 눈물을 흘렸으며, 재판정 밖에 모여 있던 수백명의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했다.

이번 사건은 2003년 초 영국과 미국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마이클 잭슨과 함께 살기〉에서 소년 게빈 아르비조가 잭슨과 다정하게 있는 모습이 논란이 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잭슨이 2003년 2월과 3월 대저택 네버랜드 랜치에서 암 투병중이던 아르비조를 성추행한 파렴치한 범인이라고 고발했다.


스타의 사생활이 낱낱이 폭로된 이 법정 드라마는 10년 전 전처와 그 남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정에 섰다가 무죄로 풀려난 미식축구 스타 오제이(O.J.) 심슨 사건과 비교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심슨과 마찬가지로 잭슨 역시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변호인단을 앞세워 무죄 평결을 받아내 스타와 이미지에 약한 배심원단 제도의 허점과 ‘유전무죄’ 논란이 이번에도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잭슨의 변호인단을 지휘한 톰 메세로 변호사는 심슨을 변호했던 조니 코크런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단번에 스타가 됐다. 〈에이피통신〉은 “잭슨의 수석 변호사가 법정을 압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무려 50명의 증인들을 동원해 치밀하게 고소인인 소년과 그의 어머니를 ‘스타들을 따라다니며 돈을 긁어내는 거짓말쟁이 사기꾼’으로 묘사했다. 평결 뒤 기자회견에서 배심원들은 “그 여자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을 할 때 너무 싫었다”, “그 여자가 우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아 너무 불편했다”는 대답으로 소년 어머니의 이미지가 판결에 영향을 끼쳤다고 인정했다.

사건 수사를 지휘한 톰 스니던 검사와 잭슨의 오랜 ‘악연’도 화제가 됐다. 스니던 검사는 12년 전부터 잭슨의 아동 성추행 혐의를 물고늘어졌다. 1993년에는 한 소년의 증언을 확보해 고소하려 했지만, 소년과 가족이 잭슨으로부터 2300만달러를 받고 화해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잭슨의 지지자들은 스니던 검사가 원한 때문에 이번 재판을 벌였다고 비난해 왔다.

성추행 사건의 이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마이클 잭슨의 음악과 인생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20세기 대중음악의 최고 스타, 엠티브이(MTV) 시대의 상징으로 불렸던 잭슨은 이번 아동 성추행 사건으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그는 82년 데뷔앨범 〈스릴러〉가 4400만장이나 팔리는 등 대성공을 거뒀고 비틀스의 인기곡들에 대한 판권도 가지고 있지만, 2001년 발표한 〈인빈서블〉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데다 엄청난 낭비로 3억달러의 빚을 지고 파산 지경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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