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방비 긴축? 미국 안절부절
아프간전 등서 미 부담 커질듯
“우리 동맹국들은 군 예산을 줄이기 앞서 다른 필요없는 비용들을 줄일 방법을 살펴야 한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이 최근 재정긴축을 위해 군 예산부터 줄이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날 런던에서 리암 폭스 영국 국방장관과 함께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다른 곳에서 비용을 줄여 현재 군대 수준을 유지하고 장비 현대화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나토 동맹국들이 군 예산을 줄이면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미국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우려가 엄살은 아니다. 유럽 각국은 냉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국방 예산 삭감을 계획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당장 나토의 중심 국가 중 하나인 독일이 2014년까지 800억 유로의 정부 예산을 절감하겠다며, 그 일환으로 상비군을 최소 4만명(현재 25만명)은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칼 테오도르 추 구텐베르크 독일 국방장관은 상비군 10만명을 줄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도 앞으로 6년 동안 10~15%의 국방 예산 삭감을 계획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공군 전력과 해군 전력은 향후 10년 동안 4분의 1씩 줄일 수 있다고도 전했다. 폭스 영국 국방장관은 8일 영국의 막대한 공공부채에 대해 “우리는 지금 예수 그리스도 탄생 이후 날마다 120만 파운드 씩의 빚을 지고 있는 꼴”이라며 국방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국방 예산 삭감을 고려중이다.
나토와 대척점에 서 있는 러시아에서도 국방 예산 삭감 움직임이 일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8일 공무원 인원을 20% 줄이겠다며, 경찰과 군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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