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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안보리 테이블’ 국제분쟁 승부처로 급부상

등록 2010-06-13 18:10

‘안보리 테이블’ 국제분쟁 승부처로 급부상
‘안보리 테이블’ 국제분쟁 승부처로 급부상
미국 다자주의 표방 뒤 중재자 역할 커져
이란 핵제재·천안함 둘러싼 외교전 후끈
이스라엘 규탄 의장성명(1일), 이란 추가제재안(9일)에 이어 앞으로 이어질 천안함 관련 논의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소련 냉전시대에는 서로가 거부권을 행사하느라 공전되기 일쑤였고, 동구권 붕괴 이후에는 미국의 일방적 리더십으로 무시된 적도 많았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미국이 다자주의 외교를 표방함에 따라 세계의 많은 분쟁들이 안보리 회의장 테이블에 오르고 있다. 물론 강대국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안보리도 예외는 아니지만, 회의장 안팎에선 치열한 외교전이 연일 벌어진다.

안보리는 9일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는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이 반년 동안 공들인 결과다. 그동안 미온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느라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결정타를 날린 건 이스라엘이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2월 고위급 관리들을 베이징에 보내 이란의 핵개발 관련 비밀정보를 전달하며 중국을 설득하려 했다. 여기에 하나를 더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개발 제재가 실패하면 군사공격에 나설 것이고, 중국도 경제적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움찔했다. 이스라엘이 ‘한다면 하는’ 나라임을 알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이란 제재 결의안에 중국, 러시아를 끌어당겨 이를 통과시켰지만 우방국인 브라질, 터키로부터는 반대표를 받았다. 두 나라는 지난달 이란의 농축 우라늄 상당량을 해외로 반출하기로 하는 핵연료 합의안을 중재했는데, 실행도 하기 전에 제재로 몰아붙이는 건 무리라는 것이다. 마리아 루이자 히베이루 비오치 브라질 유엔대표부 대사는 “이 경우에 제재가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미래 위협이 되는 대이란 제재에는 이처럼 압박을 가하면서도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이스라엘은 비호하는 등 안보리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구호선단 공격에 대부분의 나라가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자국 선박이 공격당한 터키는 1일 긴급히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비난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지만, 미국은 회의를 12시간이나 끌며 유감 표명 수준의 의장 성명으로 막았다. 이스라엘은 사과 한마디 없이 오히려 뻔뻔하게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더이상 안보리 논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와 별도로 유엔 인권이사회도 2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에 조사기구를 파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44개국 중 32개국이 찬성했다. 미국은 반대, 우리나라는 기권했다. 천안함 침몰 당사국으로, 그리고 중국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던 우리나라로선 ‘모순된 행태’다. 그러나 미국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데다, 천안함 관련 안보리 논의에서 미국 지원에 전적으로 매달리는 우리나라로선 예상된 일이었다.

기권 이틀 뒤인 4일 이명박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대화에서 천안함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겠다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했고, 안보리에 공식서한을 제출했다. 그러나 거부권을 지닌 중국, 러시아의 지지를 얻지 못한데다 미국은 이란, 이스라엘 사태에 밀려 천안함 문제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결정하면, 지지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며 뒷짐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 한국 외교관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천영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이 이달 미국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하고,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일 러시아를 방문하고, 천안함 사건 민군 합동조사단은 9일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조사결과를 설명하느라 뉴욕으로 떠났다. 그러나 북한도 8일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 명의로 ‘북한 국방위원회 검열단의 조사결과 확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서한을 안보리 의장에게 보내는 등 대항 외교전에 나섰다.


안보리 회의장 바깥에선 연일 외교전쟁이 벌어진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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