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왕실 가계도
타이·영국 문란한 사생활 입방아
일 왕실 ‘남성만 승계’ 규정 여전
일 왕실 ‘남성만 승계’ 규정 여전
왕실의 권위가 비교적 단단했던 나라들조차도 왕위 승계는 또다른 문제다.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살아 있는 부처’로 숭앙받는 타이에서 왕세자인 와찌랄롱꼰(57)은 부왕만큼의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와찌랄롱꼰 왕세자는 사생활이 복잡한 편이다. 그는 1977년 첫번째 결혼을 했으나 일찌감치 파경을 맞았다. 이후 영화배우 출신 여성과 결혼했으나 역시 헤어졌고 현재는 세번째 부인과 결혼해 아들을 얻었다.
지난해 11월 와찌랄롱꼰 왕세자가 연 자신의 애완견 생일 파티 장면도 뒷말을 낳았다. 당시 오스트레일리아 <에이비시>(ABC) 방송이 보도한 화면을 보면, 애완견인 푸들 생일 파티장에 나타난 왕세자 부인은 가슴을 드러내놓은 모습이었다. 이밖에도 그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사업체와의 연관설 등에도 시달려왔다. 이 때문에 시린톤(55) 공주의 여왕 취임도 거론되고 있지만, 짜끄리 왕조 사상 여왕이 존재한 적이 없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영국에서도 다이애나와 이혼하며 숱한 스캔들을 일으킨 찰스 왕세자의 왕위 승계를 반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찰스의 아들인 윌리엄이 인기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005년 한 여론조사에서 영국인 58%가 왕위 상속권을 찰스가 포기하고, 왕좌를 아들 윌리엄에게 바로 넘겨줘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타이와 영국이 인기 없는 후계자에 골머리를 앓는다면, 일본은 ‘세손’ 문제로 한때 고민이었다.
일본은 타이와는 달리 왕실전범에 아예 남성만이 왕위 승계 자격이 있다고 규정해놓았다. 그런데 아키히토(77) 일왕의 아들 나루히토(50) 왕세자에게는 아들은 없고 딸만 있어, 여왕을 인정하는 쪽으로 왕실 전범을 개정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나루히토 왕세자의 동생 후미히토(45)가 2006년 아들을 얻어 개정 논의는 일단 잠복한 상태지만, 21세기가 되도록 여왕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문제제기는 다시 나올 수도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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