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정부의 50% 이상 지분 확보로 러시아의 대표적 복합에너지기업으로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가즈프롬의 우람한 본사 건물. <한겨레> 자료사진.
가즈프롬 정부지분 50% 넘겨
크렘린 실세들 국영기업 장악
직접투자 문턱 높이고 공룡화 러시아의 에너지자원 국가통제 강화가 구체화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러시아 최대 민간석유기업 유코스를 해체해 재국유화한 데 이어, 가즈프롬의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가즈프롬을 명실상부한 국영에너지기업으로 재출범시켰다. 가즈프롬은 전세계 가스 매장량의 20%, 가스 생산의 16%, 유럽 가스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최대 가스회사이다. 정부의 가즈프롬 통제 강화=가즈프롬 이사회는 지난 16일 자사 주식지분 10.74%를 2035억170만루블(71억2천만달러)에 정부에 매각할 것을 결정했다. 39.4%의 지분을 보유한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가즈프롬과 국영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를 합병해 국영에너지기업을 출범시키려는 계획이 무산된 이후 ‘편법’에 가까운 현금매입 방식을 선택했다. 유코스 자회사인 유간스크네프트를 매입해 덩치가 커진 로스네프트의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아 충당하는 복잡한 방식이다. 이 거래는 오는 24일 가즈프롬 주주총회 이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가즈프롬의 정부지분을 50% 이상으로 늘린 뒤, 그 외의 주식에 대한 시장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구상이 현실화됐다. 이는 옛소련의 가스부가 민영화한 가즈프롬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같은 거대 국영에너지회사로서 세계 에너지시장의 공룡으로 등장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푸틴가르키’에 의한 에너지기업 장악=에너지기업에 대한 국가 통제는 크렘린 실세들에 의한 국영에너지기업 장악이라는 구도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가즈프롬의 회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에너지부 차관이던 알렉세이 밀러(43)가 2001년부터 맡고 있다. 크렘린 행정실장이자 또다른 동향출신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0)는 가즈프롬의 비상임 회장을 3년째 맡고 있다. 가히 ‘크렘프롬’이라고 부를 만하다. 러시아의 떠오르는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 역시 동향 출신의 크렘린 행정부실장인 이고르 세친(43)이 회장을 맡고 있고, 국영 송유관회사인 트란스네프트의 경영권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가즈프롬과 로스네프트의 합병 무산은 푸틴 대통령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이들 크렘린 실세들간의 이권다툼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크렘린 실세들은 옐친 시절의 올리가르키(러시아판 재벌)와는 전혀 다른 ‘푸틴가르키’로 성장해 이권에 관한 한 푸틴 대통령의 입김도 먹히지 않을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국가통제의 다음 목표?=알레세이 밀러 가즈프롬 회장은 17일 국영기업으로 재탄생한 가즈프롬이 국내외의 석유자산 매입 등을 통한 사업다각화로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가즈프롬은 사할린1프로젝트의 로스네프트 지분 20% 매입을 추진하고 있고, 사할린2프로젝트의 로열더치셸 지분과 가즈프롬이 보유한 서시베리아 자롤랴르노예가스전의 맞교환을 추진하는 등 극동지역 진출과 석유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즈프롬은 또 전세계 석유·가스의 4분의 1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의 바렌츠해 유전 및 가스전 개발을 위해 노르웨이 국영에너지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다음 재국유화 목표가 무엇이냐에 대한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제1후보는 러시아 5위 석유기업인 시브네프트이다. 시브네프트는 유코스와 합병이 무산되긴 했지만, 탈세로 자신이 동결돤 유코스가 3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러시아 에너지 자원에 대한 직접투자의 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크렘린 실세들 국영기업 장악
직접투자 문턱 높이고 공룡화 러시아의 에너지자원 국가통제 강화가 구체화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러시아 최대 민간석유기업 유코스를 해체해 재국유화한 데 이어, 가즈프롬의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가즈프롬을 명실상부한 국영에너지기업으로 재출범시켰다. 가즈프롬은 전세계 가스 매장량의 20%, 가스 생산의 16%, 유럽 가스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최대 가스회사이다. 정부의 가즈프롬 통제 강화=가즈프롬 이사회는 지난 16일 자사 주식지분 10.74%를 2035억170만루블(71억2천만달러)에 정부에 매각할 것을 결정했다. 39.4%의 지분을 보유한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가즈프롬과 국영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를 합병해 국영에너지기업을 출범시키려는 계획이 무산된 이후 ‘편법’에 가까운 현금매입 방식을 선택했다. 유코스 자회사인 유간스크네프트를 매입해 덩치가 커진 로스네프트의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아 충당하는 복잡한 방식이다. 이 거래는 오는 24일 가즈프롬 주주총회 이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가즈프롬의 정부지분을 50% 이상으로 늘린 뒤, 그 외의 주식에 대한 시장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구상이 현실화됐다. 이는 옛소련의 가스부가 민영화한 가즈프롬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같은 거대 국영에너지회사로서 세계 에너지시장의 공룡으로 등장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푸틴가르키’에 의한 에너지기업 장악=에너지기업에 대한 국가 통제는 크렘린 실세들에 의한 국영에너지기업 장악이라는 구도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가즈프롬의 회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에너지부 차관이던 알렉세이 밀러(43)가 2001년부터 맡고 있다. 크렘린 행정실장이자 또다른 동향출신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0)는 가즈프롬의 비상임 회장을 3년째 맡고 있다. 가히 ‘크렘프롬’이라고 부를 만하다. 러시아의 떠오르는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 역시 동향 출신의 크렘린 행정부실장인 이고르 세친(43)이 회장을 맡고 있고, 국영 송유관회사인 트란스네프트의 경영권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가즈프롬과 로스네프트의 합병 무산은 푸틴 대통령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이들 크렘린 실세들간의 이권다툼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크렘린 실세들은 옐친 시절의 올리가르키(러시아판 재벌)와는 전혀 다른 ‘푸틴가르키’로 성장해 이권에 관한 한 푸틴 대통령의 입김도 먹히지 않을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국가통제의 다음 목표?=알레세이 밀러 가즈프롬 회장은 17일 국영기업으로 재탄생한 가즈프롬이 국내외의 석유자산 매입 등을 통한 사업다각화로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가즈프롬은 사할린1프로젝트의 로스네프트 지분 20% 매입을 추진하고 있고, 사할린2프로젝트의 로열더치셸 지분과 가즈프롬이 보유한 서시베리아 자롤랴르노예가스전의 맞교환을 추진하는 등 극동지역 진출과 석유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즈프롬은 또 전세계 석유·가스의 4분의 1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의 바렌츠해 유전 및 가스전 개발을 위해 노르웨이 국영에너지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다음 재국유화 목표가 무엇이냐에 대한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제1후보는 러시아 5위 석유기업인 시브네프트이다. 시브네프트는 유코스와 합병이 무산되긴 했지만, 탈세로 자신이 동결돤 유코스가 3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러시아 에너지 자원에 대한 직접투자의 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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