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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교과서 지원사격 ‘책들의 전쟁’

등록 2005-06-21 18:58수정 2005-06-21 18:58


후소사 띄우고 다른 교과서 비난 일 우익책 봇물
‘새역모’비판책은 판매 저조…공동교과서만 4위

중학교 교과서 채택전이 막바지 단계로 접어든 요즘 일본 서점들에선 역사교과서 ‘대리전’이 한창이다. 검정 통과된 역사교과서 8종을 비교하거나 특정 교과서를 찬양·비난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와 교과서 채택을 간접 지원하는 ‘책들의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싸움을 주도하는 것은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을 비롯한 우익들이다. 이들은 <2006년판 교과서 개선 백서―모든 교과서를 철저 검증한다> <교과서 채택의 진상> 등 새역모 교과서(후소사 출판)를 띄우고 다른 교과서를 깎아내리기 위한 목적의 책들을 이달 들어 잇따라 펴냈다.

교과서개선협의회라는 우익단체 고문인 미우라 슈몬 전 문화청 장관이 쓴 <2006년판…>은 근대사나 전통문화 등의 기술에서 후소사 교과서가 가장 뛰어나다고 노골적으로 편들고 있다. “일본이 전쟁으로 내몰린 데 대해선 후소사의 기술 정도가 바람직” “아시아 독립에 기여했다고 기술하거나 극동국제군사재판의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기술한 교과서는 후소사 한 곳뿐”이라는 식이다. 이 책은 특히 다른 교과서들을 좌익성향으로 매도한 뒤, 후소사 교과서가 2001년 거의 채택되지 않았지만 다른 교과서의 계급투쟁 사관을 완화시키는 등의 영향을 준 데 존재 의의가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것이 이상하다―중국 한국 역사교과서> <아직 이상하다―새 중학교 교과서>와 같은 팸플릿 형태도 눈에 많이 띈다. 우익단체 일본정책연구센터가 최근 펴낸 <아직 이상하다…>는 다른 역사교과서를 편향된 기술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공격하면서 “국민의 상식에 기반한 후소사의 기술”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곳에서 나온 <이것이 이상하다…>는 한·중의 역사교과서가 왜곡투성이라며, 자국에 유리한 내용만 싣고 있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문제는 이런 우익의 책들이 대형 서점에서 판매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과서 채택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일본 국민들의 역사인식을 상당히 후퇴시킬 우려가 큰 것이다.

21일 기노쿠니야 신주쿠 본점의 인문과학 분야 판매순위를 보면 <이것이 이상하다…>가 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교과서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역사>(7위) 등 우익 서적이 두 권이나 10위권 안에 들어 있다. 특히 <이것이 이상하다…>는 300엔(3천원) 남짓하는 팸플릿 형태여서 독자들이 손쉽게 사가는 것으로 보인다.

새역모 교과서에 대항하는 책의 출판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 중순 나온 <사용하면 위험―새역모의 역사·공민교과서>를 비롯해 <이것이 문제―역사·공민교과서 비판> <전쟁 찬미, 헌법 개정을 노리는 교과서를 아이들에게 건넬 수 없다> 등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들은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하며, 판매 4위에 오른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인 <미래를 여는 역사>가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서점 관계자는 “애국심을 강조한 역사 관련 책들이 강세”라며 “새역모를 비판한 다른 책들의 판매 실적은 미미한 편”이라고 말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김도형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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