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엔진 사고에
싱가포르항공 한때 중지
루프트한자도 비상점검
싱가포르항공 한때 중지
루프트한자도 비상점검
세계 최대 여객기인 에어버스 A380 기종에서 사고가 발생해 이 기종을 도입한 항공사들이 비상 점검에 들어가는 등 A380기 안전사고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오스트레일리아 콴타스 항공 소속 A380 여객기는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시드니로 향하다가 엔진 4개중 1개가 고장나 싱가포르로 긴급회항해 비상 착륙하는 소동을 겪었다. 이후 이 기종을 보유한 다른 항공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A380기 4대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는 현재 비행중인 A380기의 대기 시간에 맞춰 비상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4일 전했다. 콴타스 항공 다음으로 많은 A380기 11대를 보유한 싱가포르 항공은 긴급점검을 위해 한때 운항을 중지했다가 4일 재개했다. A380 20대를 보유한 최대 고객이며 이번 사고 소동의 당사자인 콴타스 항공은 모든 A380기의 운항을 일단 중지하고 긴급점검에 들어갔다. 콴타스 항공의 회장인 알란 조이스는 4일 기자회견에서 “(엔진) 재질이나 설계 상의 문제로 믿고있다”고 거듭 밝혔다.
이번 사고로 승객 중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A380기의 안전사고가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이 항공기가 유럽이 자랑하는 최신 항공기종이기 때문이다. 최대 850여명을 태울 수 있는 A380은 지난 2007년 첫 취항했다. 경쟁사인 보잉의 최신 항공기 드림라이너가 아직 취항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앞서 있다. <로이터> 통신은“콴타스 항공의 이번 사고가 지금까지 A380기와 관련된 가장 큰 사고”라고 전했다.
이번에 고장을 일으킨 엔진 ‘트렌트900’을 제작한 영국 제트엔진 제작사 롤스로이스(자동차 제조사 롤스로이스와는 다른 회사)는 항공사들과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사와 함께 긴급 조사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성명을 통해 “항공사들은 트렌트900 엔진에 대한 점검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면서도 “지금 상태에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엔진 결함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각종 민간 항공기와 전투기의 제트엔진을 납품하는 롤스로이스는 이번 사태가 크게 확산될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롤스로이스사의 엔진이 아닌 다른 엔진을 장착한 에어버스를 도입한 에어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항공은 따로 긴급점검에 나서지는 않기로 했다.
에어버스와 롤스로이스를 감독하는 기관인 유럽항공안전위원회(EASA)는 오스트레일리아 항공 안전 당국과 협조해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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