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촌 집단 발병 위험
전국 감염자 1만명 넘어
전국 감염자 1만명 넘어
지난달 아이티 북부에서 발생한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가 수도 포르토프랭스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3주 전 아이티 북서부 해안도시 고나이브에서 시작된 콜레라로 11일 현재 724명이 숨지고, 1만여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포르토프랭스의 인구밀집지역인 빈민촌과 지진피해 이재민 130만명이 몰려 있는 임시천막촌에서도 10일 사망자가 최초로 발생하고 115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사망자 수는 전날 648명에서 이날 하루 동안에만 70여명이 늘어났다.
최근 허리케인에 따른 폭우로 침수되는 등 위생상태가 더욱 열악해진 임시천막촌에선 여전히 이재민들이 음식을 해먹거나 씻고 있어 전염 위험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엔 산하 전미보건기구(PAH)는 1991년 페루 콜레라 사태에 근거해 아이티에서도 수년간 콜레라가 지속될 경우 27만명 이상이 감염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에를뤼 생쥐스탱 고나이브 시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9일 하루 동안 31명을 매장했고, 15명의 주검이 매장을 위해 트럭에 실려가고 있다”며 “병원은 환자로 넘쳐나고 있다”고 외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 5일 이래 지금까지 시 중심지역에서만 적어도 70여명을 매장했지만, 시 주변 농촌지역까지를 포함하면 사망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허리케인의 상습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고나이브는 이달 초에도 허리케인 토마스의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오염된 물을 통해 감염되는 콜레라는 감염 이후 제때 치료를 받으면 회복될 수 있지만 짧은 잠복기를 거쳐 설사 증세가 계속될 경우 탈수 증세 등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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