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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이국살이 60평생 첫 투표 “참으로 감격”

등록 2010-11-15 20:36수정 2010-11-16 08:31

2012년 총선 대비해…14~15일 26개 재외공관서
비행기 타거나 버스 빌려 먼길 마다않고 참여
재외국민 첫 모의투표

“실제 선거 때는 휠체어를 타고 가서라도 꼭 투표를 하겠다고 노인들이 벼르고 있어요.”

15일 도쿄 주일대사관의 재외국민 모의선거에 참가한 김태훈(61·민단 홋카이도본부 단장)씨는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다. 비록 모의투표지만, 그는 이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직자를 뽑는 투표를 했다.

5분도 채 안 걸리는 투표를 위해 그는 이날 아침 홋카이도에서 도쿄까지 비행기로 날아왔다. 홋카이도엔 4200명가량의 재일한국인이 산다. 그는 “미리 투표를 경험해보고 동포들에게 알리기 위해” 부단장, 감찰위원장과 함께 새벽 6시에 집을 나섰다고 했다. 제주도에서 살던 할아버지가 일제 때 교토로 이주해 일본에 뿌리를 내린 동포 3세인 그는 “단 한표지만, 내 나라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 참가할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대단한 일”이라며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다.

14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 마련된 모의투표장에선 네바다주 리노한인회 노승일(45) 수석부회장이 동포 1명과 함께 전날 9시간30분을 운전하고 와서 투표에 참여했다. 노 부회장은 “37년 만에 어렵게 참정권을 얻었는데 우리가 이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 멀리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2012년 첫 재외국민 참정권 행사를 위한 모의선거가 14일부터 이틀간 뉴욕, 베이징 등 26개 재외공관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첫날 투표율은 등록자의 18.1%로 낮은 편이었다. 뉴욕 총영사관의 경우 투표 참여를 신청한 689명 가운데 첫날 100여명만이 투표를 마쳤다. 투표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이가 많았던 까닭이다.

그러나 도쿄 주일대사관의 경우 이틀 동안 유효 신청자 1475명 가운데 933명(63%)이나 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5일엔 가장 먼저 투표를 하겠다고 아침 8시부터 줄을 선 이가 있었는가 하면, 멀리 군마현에서 20명이 버스를 빌려 타고 와서 참가한 사례도 있었다. 도쿄의 경우 투표 신청자도 목표(500명)의 3배인 1513명에 이른 바 있다. 주일대사관 영사부 관계자는 “재일동포 사회 특유의 조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실시된 모의선거에도 첫날엔 신청자 588명 가운데 80명가량만 참가했으나, 15일엔 꾸준히 발길이 이어져 이틀간 신청자의 약 40%인 230명이 모의투표에 참여했다.도쿄 워싱턴 베이징/정남구 권태호 박민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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