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포격] 중·일 한반도 전문가들 분석
북, 미 협상테이블로 이끌려는 의도
북, 미 협상테이블로 이끌려는 의도
중국과 일본의 한반도 관련 전문가들은 23일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의 파장을 우려하면서도 전면적인 군사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봤다.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협상 압박용이라는 의견과 김정은 후계체제와 관련돼 있다는 해석 등이 엇갈렸다.
진징이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소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은 미국에 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연평도 포격 사건은 너무 돌발적이라 정확한 의도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남북간에 너무 오랫동안 긴장이 고조되어온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진 소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긴장은 계속 높아지겠지만 한국과 북한, 국제적 상황을 고려하면 충돌이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우선 시간을 두고 정확한 원인과 상황을 파악한 뒤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며 “중국이 역할을 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남북한 사이의 문제이며 남북한의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찬룽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환구시보>에 “이번 사건엔 북한이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다고 계속 밝히는데도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문 앞에서 여러차례 군사훈련을 실시한 데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것과, 지난주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해 외부 세계에 핵능력을 과시한 상태라는 두가지 배경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김정은의 후계자 신분이 이미 확립된 상황에서 정권을 공고히 하려면 경제발전 외에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미국은 국내 어려움 때문에 6자회담 재개에 열의가 없었다”며 “북한의 논리는 극단적 수단을 이용해 미국의 주의를 끌어 협상테이블로 끌고 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시즈오카현립대의 이즈미 하지메 교수(국제정치학)는 “이번 남북간 포격전이 본격적인 군사충돌로 확대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북한의 공격이 파상적이지 않고 한국도 방어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지통신>에 말했다.
북한의 포격 의도에 대해 시게무라 도시미쓰 와세다대 교수는 “한반도 위기 분위기를 조성해 미국과 직접 교섭하자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반면 방위성의 싱크탱크인 일본방위연구소 다케사다 히데시 총괄연구관은 <연합뉴스>에 “북한 입장에서 6자회담 재개는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군의 약점인 서해를 공격해 김정은의 군사적 실적을 쌓는 게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도쿄/박민희 정남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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