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 임금 시위 확산
현지 17곳 가동 일시중단
현지 17곳 가동 일시중단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들의 시위로 국내 기업인 영원그룹이 현지 공장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으로 각국 의류업체들이 진출해 있는 방글라데시에선 최근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 시위가 본격화하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11일 방글라데시 남동부 치타공수출지역(CPEZ)에 있는 영원그룹 의류공장 11곳에 근무하는 노동자 수천명이 회사의 임금정책에 불만을 품고 이날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부터는 6000명가량이 몽둥이와 벽돌을 들고 거리로 나서기 시작했고, 공장 집기와 자동차를 부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이 과정에서 영원그룹 공장 현지 관리인 2명과 노동자 등 모두 1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영원그룹이 치타공 공장 11곳은 물론 수도 다카에 있는 공장 6곳까지 합쳐 현지 공장 17곳을 모두 폐쇄했다고 밝혔다.
모두 3만5000여명이 근무하는 영원그룹 공장에서는 지난주부터 연차가 낮은 노동자들의 월급이 인상된 데 반해 고참 노동자들의 월급은 그만큼 오르지 않아 불만이 높아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지 공장 관리인 시크다르 메스바후딘 아흐메드는 “회사 임금이 정부 기준보다는 이미 높다”며 “고참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 방법을 고안하고 있었지만 통제불능이었고 우리 결정을 기다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하루 1달러도 되지 않던 법정 최저임금을 월 3000다카(약 4만8449원)로 80%가량 올렸다. 이에 따라 신참 노동자들의 월급이 올랐지만 고참 노동자들의 월급은 따라 오르지 않아 긴장이 높았다. 현지 시위 사태에 대해 영원그룹 쪽은 “공장을 완전히 폐쇄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기원 김은형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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