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 민주화운동 활동가 5명을 백악관으로 극비리에 초청해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13일(현지시각) 밤 인터넷판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중국 민주활동가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났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이들을 백악관에 초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매일 공개되는 대통령 일정에도 기록되지 않은 극비회담이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이날 만남은 백악관 내 루스벨트룸에서 75분 동안 이어졌다”며 “초대된 이들은 컬럼비아대학의 앤드류 네이선(중국정치) 교수, 중국 작가 자젠잉,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자 류샤오보가 공산당 일당독재의 수정을 요구하며 작성한 ‘08헌장’에 서명한 인사 중에 하나인 리샤룽 등이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워싱턴 포스트>의 관련 보도 이후 백악관 대변인이 관련 내용을 즉각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의 인권 문제를 언급했지만, 후 주석의 이번 방문에 대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구속한 국가원수를 공식 초대하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 인권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다루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몰려 있다.
후 주석의 이번 방미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해묵은 환율·무역 공방도 재개되는 분위기다. 게리 로크 미 상무장관은 이날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이 여전히 차별과 지적재산권 침해 등 큰 장애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의 공정한 상업적 관계를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로크 장관의 발언은 전날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거듭 촉구한 것에 이어 나온 것으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종의 기선 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위안화 환율 절상으로 중-미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훙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의 경제와 무역은 ‘윈윈’해야 한다”며 “현재 양국의 무역불균형은 국제적인 산업 분업화가 초래한 것으로, 미국이 중국에 첨단기술과 상품에 대한 수출제한을 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공박했다. 워싱턴 베이징/권태호 박민희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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