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출신 용의자 체포…미군과 언쟁뒤 난사
아프간·이라크 등 파병예정 2명 사망·2명 중상
아프간·이라크 등 파병예정 2명 사망·2명 중상
유럽 최대 허브공항 중 하나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한복판에서 미군 2명이 코소보 남성에게 총을 맞아 숨졌다.
이들은 2일 오후 공항 제2터미널에서 정차해 있던 미군 버스 안에 있다가 갑자기 권총 공격을 받았으며, 버스 운전병을 포함해 2명이 숨지고 2명은 중상이다. <에이피>(AP) 통신은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인 코소보 출신 아리드 우카(21)가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근무했다고 전했다. 우카는 독실한 무슬림이었지만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한 테러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우카는 이날 미군 버스 밖에서 미군 1명과 언쟁을 벌이다가 권총을 꺼내 약 9발을 쏘았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그가 총을 쏘기 전 “알라후 악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을 본 목격자 증언이 있다고도 전했다.
이날 버스 안에는 미국 공군 헌병대 소속 10여명이 타고 있었다. 희생자들은 사건 당시 영국에서 막 독일에 도착했으며, 프랑크푸르트 공항 근처 람슈타인 공군기지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이 기지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파병 미군들이 흔히 거치는 곳이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희생된 군인들이 아프간이나 이라크 또는 해외 다른 곳으로 가는 중이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다. 보리스 라인 헤센주 내무장관은 “지금 상태로는 테러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우카 가족의 고향인 코소보는 인구 80%가 알바니아계 이슬람교도로, 1998년 내전이 일어나 세르비아군이 알바니아계 주민을 학살한 코소보 사태가 벌어진 곳이다. 독일 경찰은 우카가 코소보에서 태어났다고 했지만, 알바니아계인 우카의 가족들은 우카가 독일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스트랫포>는 코소보 알바니아 이슬람 무장단체가 코소보 사태 때 세르비아군과 싸우기 위해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동맹관계였지만, 최근 들어 서구에 거주하는 코소보 알바니아계가 과격화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이 일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주장하는 ‘무장 지하디스트 공격’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매우 놀라고 충격을 받았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소보 내무장관 바이람 레제피는“우카는 코소보 시민권자”라며 “개인적 범죄이며 코소보의 전통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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