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엄한 국제정치 현실 절감”

김우주(29·왼쪽)씨와 최철호(32·오른쪽)

국제인도법 모의재판 대회 입상한
김우주·최철호 성균관대 로스쿨생

“국제인도법이라는 말 자체를 처음 들어봤어요. 국내 책들은 너무 간략해서 르완다, 유고슬라비아, 시에라리온 국제형사재판 기록들을 많이 참고했지요.” 제9회 아시아태평양지역 국제적십자위원회 국제인도법 모의재판 경연대회에서 우수변론서상 부문 3위에 입상한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우주(29·왼쪽)씨와 최철호(32·오른쪽)씨는 9일 처음에는 막막했다고 했다. 국제인도법은 제네바협약 등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 보호를 위한 국제법을 말하는 것으로 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생소한 분야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처럼 생소하지만 각종 국제분쟁 때 중요한 기능을 하는 국제인도법을 알리기 위해 모의재판 개최를 후원하고 있다. 지난 3~5일 홍콩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는 까닭에 비영어권인 한국팀의 입상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국제적십자위원회가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제시된 사례는 국제적십자위원회 요원이 가상국가 난민촌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을 목격했지만 비밀준수 의무 때문에 증언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검사 역을 맡은 성균관대팀은 이 요원이 정의와 공평의 관점에서 사실을 증언할 의무가 있다는 논거를 폈다.

이들은 국제인도법을 공부하면서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에 대해서도 절감했다고 했다. 김씨는 “이 분야 공부를 하면서 슬프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유고슬라비아의 예를 보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습도 위법적인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나토의 공습은 처벌되지 않았다. 르완다, 시에라리온 전범은 처벌되지만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관한 로마규정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글 조기원 기자 [e-mail]

사진 김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