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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피폭 위험에도 일하는데… ‘원전 영웅들’ 푸대접

등록 2011-03-28 17:31수정 2011-03-28 19:14

아침에 비스켓 저녁엔 비상용 밥 ‘두끼’가 고작
속옷도 부족…오염된 물서 단화 신고 일하기도
통제불능상태에 빠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복구 작업에 나선 원전결사대가 작업중 고농도의 방사능물질에 피폭을 당한 데 이어 이번에는 먹을 것마저 충분하게 지급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 속에 목숨을 건 작업을 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도쿄전력과 협력회사 직원들로 구성된 이른바 원전 결사대가 하루에 두끼의 비상식량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열악한 환경 속에 작업을 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8일 일본원자력 안전·보안원의 실태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원자력 안전·보안원 관계자는 28일 후쿠시마 원전대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쿠시마 제1원전에 투입된 도쿄전력과 협력회사 사원들의 작업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22~26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시찰한 결과 이런 열악한 상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새로운 물과 식량 등을 입수하기 곤란한 상황으로 한때는 하루 한명에게 지급되는 생수의 양이 1.5리터짜리 페트병 1개였다고 한다. 그 이후 지급된 생수는 하루 2개로 늘어났으나 식사는 아침, 저녁 ‘하루 2식’으로 때우고 있다. 아침식사는 비상용 비스킷과 작은 팩의 야채쥬스 1개, 저녁식사는 ‘매직라이스’로 불리는 비상용 밥 1팩과 고등어, 닭고기 등 반찬 1캔뿐이다. 매직라이스는 미역, 버섯, 우엉, 드라이카레 등 4종으로 구성돼 있다.

원자력 안전·보안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사업자(도쿄전력)의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도쿄전력쪽에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속옷과 관리구역 안에서 입고 있는 의복 등도 충분히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한편 도쿄전력 직원 1명과 협력회사 직원 2명 등 원전 결사대 3명은 지난 25일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에서 복구작업을 하던중 심각한 피폭을 당해 입원치료중이다. 이들은 3호기 발전용 터빈건물에서 작업을 하던 중 물웅덩이에 발이 빠져 구두안에 들어온 방사능 오염 물에 피폭당했다. 이들중 일부는 장화가 아닌 단화를 신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도쿄전력쪽은 이들의 피폭량에 대해 “보통 원자로안을 통하는 냉각수의 1만배의 농도”라고 발표했다.

시미즈 마사다카 도쿄전력 사장은 지난 16일부터 2~3일간 과로를 이유로 본사에 설치된 ‘후쿠시마 원전 사고대책 통합본부’를 떠나 있었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전했다. 그는 원전폭발 사고 이후 현장 지휘를 한다며 지난 13일 이후 기자회견 등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임원실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전화로 지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미즈 사장이 과로를 호소하기 전날은 간 나오토 총리가 도쿄전력 본사를 방문해 호통을 친 날이다. 간 총리는 15일 새벽 도쿄전력을 찾아가 “텔레비전에서 원전 폭발 장면이 방영되고 있는데 총리 관저에는 1시간 동안 연락도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미즈 사장은 유독 경비절감을 강조해 ‘미스터 커터’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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