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이 미국과 유럽의 리비아 무력개입이 북한에 ‘반면교사’가 돼 핵 포기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연일 지적하고 있다. 리비아가 핵무기 개발을 포기했기 때문에 서방이 쉽게 공격에 나섰다고 판단한 북한이 더욱 핵 보유에 집착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딩강 <인민일보> 국제문제 선임기자는 29일 <환구시보> 기고에서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격으로 6자회담 재개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다국적군이 리비아를 공격한 뒤 북한은 미래 안보에 대해 더욱 걱정할 것이고, 핵무기 업그레이드를 위한 연구 개발을 늘려 더욱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도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며,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어 북한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핵 보유 대가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남북연구센터의 뤼차오 주임은 28일 <환구시보>에 “리비아가 핵을 포기한 이후 공습을 당하는 상황은 북한에 충격을 줘 한반도 비핵화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처한 환경과 동북아 주변 정세는 리비아와는 다르기 때문에 북한의 안보를 보장해주면서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잔더빈 푸단대학 한국연구센터 연구원도 25일 이 신문에 “북한에게 서방의 리비아 공격은 핵포기를 한 대가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반면교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리비아가 지난 2003년 12월 대량살상무기 개발 포기를 선언하면서 미국은 북한에 ‘리비아 모델’을 따라 핵무기 계획을 포기하라고 여러차례 제의했다“면서 “북한은 서방의 공격을 보면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걸 다행으로 여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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