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앞두고…국영기업 금융특혜도 비판
9~1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3차 미-중 전략·경제 대화를 앞두고, 중국 위안화 환율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창과 방패’ 대결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3일 워싱턴의 미-중 기업위원회 연설에서 최근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진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국이 위안화를 더욱 빠르게 절상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전했다. 지난해 6월 중국이 달러-위안 페그제를 완화한 이후 위안화는 달러 대비 5.5% 절상됐다.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 금융시스템이 국영기업들에 유리하게 돼 있어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며 중국이 관치금융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보호무역의 역풍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차기 주중 미국대사로 지명된 게리 로크 미국 상무장관도 4일 투자환경 관련 포럼에 참석해 “미국 정부와 기업, 의회 지도자들은 중국 내 기업 환경에 대해 진심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미국 기업들은 일부 분야에서 밀려나거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강제로 기술을 이전해야 하는 사례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전략·경제 대화에서 또다시 중국의 환율과 경제 시스템을 문제 삼겠다고 예고한 데 대해, 중국 정부 산하 연구소인 발전연구중심의 천다오푸 금융연구소장은 5일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미국의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과잉된 상황에서 중국이 위안화 환율의 자유 변동을 허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인민은행도 3일 ‘1분기 통화정책집행보고서’를 발표해 위안화 절상보다는 금리 인상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이번 미-중 전략·경제 대화에는 중국의 왕치산 부총리와 다이빙궈 국무위원,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대표로 참석하며, 위안화와 무역 불균형 문제 외에도 6자회담 재개 방안 등 한반도 관련 이슈, 리비아 등 중동 정세가 주요 이슈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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