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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마오는 대중 압도, 저우는 대중에 퍼져가는 인물

등록 2011-05-18 19:48수정 2011-05-18 21:40

키신저, 책 ‘중국에 관하여’서 외교비화 공개
중 1·2인자였던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 비교 평가
“스탈린, 미 극비문서 입수뒤 북의 남침 승인” 밝혀
북핵 해결 위해 미-중대화·6자회담 필요 역설도
‘죽의 장막’을 걷은 중국이 전세계로 걸어나온 계기였던 1971년 미-중 수교의 주역, 헨리 키신저(88) 전 미국 국무장관의 저서 <중국에 관하여>(On China)가 17일(현지시각) 높은 관심 속에 미국 전역 서점에 깔렸다. 키신저 장관은 586쪽에 이르는 이 책에서 자신이 관여한 미-중 정상회담과 한국전쟁 발발 과정 등 외교 비화를 공개하는 한편, 최근 미-중 관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국에 대한 실용주의적 접근을 강조한다.

■ 스탈린의 착오로 시작된 한국전쟁 키신저 전 장관은 한국전쟁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스탈린이 입수한 미국의 비밀 외교문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스탈린은 1949년부터 거듭된 김일성의 남한 공격 승인 요구를 거부해오다, 1950년 4월 이를 번복했다. 이유는 이중간첩이었던 영국 정보부 출신 도널드 매클레인으로부터 입수한 미국의 극비문서를 바탕으로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NSC-48/2’로 이름 붙여진 이 문서는 1949년 12월30일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승인한 국가안보정책 보고서로, “한국을 미 극동 방어선 외곽에 둔다”는 점을 명시했다. 1950년 1월12일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밝혀 ‘애치슨 라인’으로 불리기도 한 것이다. 키신저는 “스탈린은 (중국의 협조를 기대하기 힘들어) 통일된 공산주의 한반도가 해양으로 나가는 소련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북한을 포기 않는 중국 마오쩌둥이 공산주의 체제를 확립한 뒤 최초로 대외정책을 드러내 보인 계기가 한국전쟁이다. 키신저는 중국의 한국전 개입은 미국이 북진을 계속함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와 달리 미군이 한국전 참전을 결정할 때부터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막기 위해 한국전 개입을 계획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한반도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지금도 유효하다”고 그는 말했다. 중국을 북한에서 떼어내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외교전략의 현실성이 떨어짐을 지적한 것이다. 키신저는 미군이 주둔한 통일 한반도와 국경을 마주한다는 건 중국의 오랜 공포였다며,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 키신저는 미-중 수교 당시 중국의 1·2인자였던 마오쩌둥 주석과 저우언라이 총리에 대한 인상도 소개했다. 저우언라이에 대해 그는 “60여년 공직생활 중 그보다 더 강렬한 인물을 만난 적이 없다”고 높게 평가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마오는 대중을 압도한 반면 저우는 대중에 퍼져나가는 인물이었고, 마오의 열정이 적을 장악하려 한 데 비해 저우의 지혜는 상대를 설득하는 쪽이었고, 마오는 냉소적이었지만 저우는 날카로웠다고 둘을 비교했다. 마오가 자신을 철학자로 생각한 데 비해 저우는 관리자로 여겼고, 마오가 역사의 흐름을 빠르게 움직이려 했다면, 저우는 역사의 물결을 타는 쪽이었다고 키신저 전 장관은 설명했다.

■ 미-중 협력 절실 키신저는 미국과 중국이 부딪쳐 양쪽이 블록을 구축할 경우, 새로운 냉전시대가 만들어지고 이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40년 전 중국 저우 총리와 비밀리에 코뮤니케를 만들면서 ‘이게 세상을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40년이 지난 이제는 세상을 흔들지 않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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