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란 탄도미사일 기술 교환
제3국(중국) 경유해 이뤄졌다”
중 반대로 무산…미 ‘공개’ 압박
제3국(중국) 경유해 이뤄졌다”
중 반대로 무산…미 ‘공개’ 압박
북한과 이란이 사실상 중국을 지칭하는 ‘제3국’을 경유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교환해왔다는 의혹 등을 담은 유엔 전문가 보고서가 중국의 반대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채택되지 못하자, 미국과 중국이 보고서 공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17일(현지시각) 대북 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연례보고서 채택을 논의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유엔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안보리에서 보고서가 채택·공개되려면 만장일치의 찬성이 있어야 하지만, 중국은 자국 전문가가 서명하지 않은 보고서라는 이유로 채택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전문가 보고서를 ‘소위 유엔 내부 자료’로 지칭하며 “안보리나 안보리 대북제재위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북한과 이란의 금수 무기 교환 통로로 보고서에서 지칭된 ‘이웃하는 제3국’은 중국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강화하는 데 책임있고 성실하게 임했다”고 반박했다. 후정웨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급)도 18일 “그런 보고를 전적으로 부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제재위의 발견과 권고 사안을 다른 국가들이 알 수 있도록 보고서를 빨리 공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보고서 공개를 꺼리는 중국을 압박했다. 지난 2월에도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북한 농축우라늄 관련 보고서의 채택·공개를 놓고 미-중이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이 연례보고서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이 ‘군사적 용도를 위한 것’이라며, 이를 금지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인 1718과 1874호 위반이라고 지적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울러 북한의 영변 핵시설이 열악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북한 핵시설 안전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두번째 장거리 미사일 발사기지를 완공했거나 거의 완공 단계라면서, 기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발사기지보다 5배가량 큰 규모라는 추정을 담았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