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동선
김정일 위원장, 건강 과시하듯 신출귀몰 행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남부로 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만강에서 창장(양쯔강) 유역까지 중국 대륙을 종단하는 강행군 일정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두만강변의 지린성 투먼을 통해 방중한 김 위원장은 22일까지 사흘 동안 지린·헤이룽장·랴오닝성 등 중국의 동북 3성을 모두 횡단한 데 이어 남쪽으로 기수를 돌려 장쑤성 양저우를 향하는 ‘신출귀몰’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평양에서 출발한 열차가 함경북도까지 북한 안에서 이동한 거리를 빼고도 중국에서만 사흘 새 3000㎞가 넘는 거리를 이동한 셈이다. 거기다 호텔이 아닌 특별열차를 숙소로 삼아 쉴 새 없이 달리는 야간이동을 계속하고 있다.
20일 아침 투먼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곧바로 헤이룽장성 무단장으로 이동해 항일유적지를 돌아보고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만찬을 한 뒤 한밤중에 열차로 출발해 다음날 오전 8시20분 창춘에 도착했다. 하얼빈에 내리리라는 예상을 깨고 12시간 넘게 야간이동을 한 것이다. 창춘에서도 이치자동차 시찰, 중국 쪽 인사들과의 난후호텔 오찬 회담 뒤 곧바로 특별열차편으로 창춘역을 출발했다. 이날 저녁 7시께 선양을 무정차 통과한 뒤 22일 저녁 8시30분께 상하이에 가까운 장쑤성 양저우에 도착했다. 창춘을 떠난 지 약 30시간 만이다.
김 위원장이 사흘간 무숙박으로 대륙을 종단하면서 건강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김정일의 건강이 호전됐다는 이야기는 최근 계속 나왔는데 이번 이동 속도나 행적을 보면 건강에 어느 정도 자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일정이 과거 방문했던 지역들을 되밟아가며 ‘과거를 돌아보는 향수’를 드러내고 있고, 가장 먼 동북쪽 국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무리한 동선을 택했다는 점에서 판단력의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무리한 판단에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북한 체제의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창춘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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