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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프리카 원조 안하느니만 못해”

등록 2005-07-06 20:13수정 2005-07-06 20:13


G8 정상회의 지원방안에 실효성 논란
부채탕감·원조 부패정치 온존 부작용
원조 없으면 되레 교역 등 자체 노력

“외국의 도움만으로 아프리카의 고통을 없앨 수는 없다. 아프리카인들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정상적인 행정, 부패 척결, 고등교육 지원 등이 필요하다.”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는 5일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리비아에서 이렇게 역설했다.

부채 탕감과 원조 중심의 아프리카 지원 방안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개막된 주요 8국(G8)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부채 탕감과 지원 확대 방안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으나, 이것만으로는 아프리카 빈곤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세계 최빈국 48개국 가운데 아프리카에 속해 있는 나라가 무려 32개가 될 정도로 아프리카 빈곤 문제는 심각하다. 이에 따라 1990년 이후 평균 수명은 오히려 50살에서 46살로 줄었다. 80년대 이후 1인당 소득도 13% 감소했고, 극빈층 숫자는 두배로 늘었다. 게다가 대학살(다르푸르), 인종청소(르완다), 내전(에티오피아·앙골라·리베리아) 등으로 아프리카인들의 고통은 상상을 넘는다.

교육 등 자력발전 위한 자원을


논란의 최대 핵심은 부채 탕감이나 원조가 부패한 정치 시스템을 온존시키는 부작용을 낳느냐는 것이다. 케냐의 경제전문가인 제임스 시크와티(35)는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원조는 이익보다는 해만 끼친다며 “제발 원조를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 막대한 원조는 관료조직에 돌아가 부정과 태만을 조장하고, 원조식량은 타락한 정치인들이 빼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식량원조가 없으면 사람들이 굶주릴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오히려 원조가 없다면 케냐의 경우 우간다나 탄자니아와 식량 교역을 하고 이를 위해 내부기반시설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크와티는 에이즈 문제도 위정자들이 선진국으로부터 더 많은 원조를 받아내기 위해 실제보다 부풀린 측면이 많다고 주장했다. 앤드루 낫시오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처장 역시 지난 3일 <시엔엔>에 출연해 돈만으로는 아프리카 빈곤을 퇴치할 수 없다며 부패가 경제개발에 방해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그디시 바그와티 컬럼비아대학 교수 등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5가지 아프리카 살리기 전략을 제시했다. 이들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새로운 형식의 원조이다. 현지인 기술교육과 아프리카에서 일할 자원봉사대의 운영에 비중을 두는 방식으로 원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설탕과 면화 등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상품 분야에서 선진국이 보조금과 관세를 철폐하는 공정무역도 아프리카 빈곤 해결의 또다른 축으로 거론했다. 바그와티 교수 등은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의지와 제도적인 변화, 사려깊은 정책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을 통한 빈곤 해결에 초점을 맞춰, 무역부문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선진국 농업보조금 철폐 필요

한편, 이날 공개된 G8 정상회의 성명서 초안은 세계 경제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고유가 문제와 아프리카의 빈곤을 포함한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주로 언급하고 있다. 미국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는 성명서 초안에 포함돼 있지 않다.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 역시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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