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로부터의 컨테이너 화물이 크게 늘어 호황을 누리던 캐나다 최대 항만인 밴쿠버항이 지난달 24일 시작된 컨테이너트럭 운전사들의 파업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밴쿠버컨테이너트럭협회(이하 트럭협회)의 지원 아래 1000여명 이상의 트럭 운전사들은 △컨테이너 운송요금 인상 △항만 컨테이너트럭 허가제 시행 △유류세 인하 △항만 컨테이너 운영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며 컨테이너 부두 3곳을 막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주정부에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며 저속운행으로 도로를 점거하는 위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트럭협회 대변인 폴 우팔은 트럭기사들이 하루 평균 300캐나다달러(약 27만원)에서 400캐나다달러를 받는데, “하루 운행비용만 350 캐나다달러가 든다”며 “대부분의 트럭운전사들이 파산 지경”이라고 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1999년 규제 완화로 운송회사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덤핑 경쟁이 벌어진 데다, 운송요금의 30%를 운송회사가 가져가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2700여개의 컨테이너 가운데 트럭이 옮기는 물량은 40% 정도다. 나머지 60%는 철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한 다른 주의 피해는 그리 크지 않지만,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중소 수출입업자들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시애틀항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
파업에 참가한 운전사들과 트럭협회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조기 타결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25개 터미널(컨테이너 터미널 3개)을 통해 연간 7360만톤의 물동량을 소화하는 밴쿠버항은 북미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최단 거리에 있어, 북미 기업들에는 대아시아 관문으로 알려져 있다.
밴쿠버/양우영 통신원 junecore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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