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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북-러 정상회담 보안문제로 중단?

등록 2011-06-29 21:26

러 통신 “메드베데프 대통령, 김위원장과 회담 안 잡혀”
북, 일정 노출돼 연기 요청한 듯…재추진 가능성 남아
30일이나 다음달 1일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릴 게 확실해 보였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준비작업이 돌연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

러시아의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8일(현지시각) 나탈리야 티마코바 대통령 공보실장의 말을 인용해, 블라디보스토크를 30일 방문하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여러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지만 그의 프로그램에 김 위원장과의 회담은 잡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개최를 불과 2~3일 앞두고 준비 작업이 중단되는 것은 외교 관례상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애초부터 북-러가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29일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실무팀이 오가고, 철도 준비 및 숙소 준비 등 여러 정황들이 포착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개최가 기정사실로 굳어져있던 상황에서 준비작업이 중단된 배경으로는, ‘보안 문제’가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 양국이 비밀리에 전격적으로 북-러 정상회담을 추진하다 언론 등에 노출되자 북한 쪽이 연기를 요청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2004년 4월 방중 때 귀국 과정에서 용천 폭발사고가 발생한 뒤로 보안과 경호에 적잖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 러시아로 건너가는 철도는 두만강-하산 철교 하나뿐인데 외신에 일정이 노출됐고,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서도 이미 김 위원장의 방러에 대비해 외신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어 북한이 경호상의 위험을 우려했을 수 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보안 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의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준비작업이 중단됐다는 분석도 있으나 설득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북-러간 의제는 몇가지 경협 사안이 중심이어서, 북-중이나 북-미 간 의제에 비해 단순하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소식통도 “일반적으로 의제 문제로 정상회담이 며칠 전에 취소되는 전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교도통신>은 29일 복수의 러시아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쪽이 김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면서 러시아에 방문 취소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도가 맞는다고 해도, 북한이 건강상의 이유를 표면적으로 내세웠을 수도 있어 ‘진위’를 가리기는 쉽지 않다.

북-러 양쪽 내부에 정상회담에 대한 필요성이 존재하고 있어, 언제든 다시 추진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북한은 중국에 대한 과중한 의존을 피할 수 있고, 러시아도 극동지역에서의 중국의 과도한 영향력 확대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인 손원제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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