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요는 사임 거부 뜻 거듭 밝혀
쿠데타설 속 군부 “대통령 지지” 선거 부정과 가족 비리라는 ‘쌍둥이 의혹’에 빠진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에 대한 사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8일에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 대통령과 영향력 있는 내각 장관들까지 사임 요구에 동참함에 따라 아로요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곤란해지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필리핀군과 경찰은 이날 수도 마닐라에 대한 최고 경계태세에 돌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필리핀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는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선거 부정을 둘러싼 현재 사태는 필리핀에 해악이 되고 있으며, 국가의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부통령에게 헌정을 이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각 안에서 영향력 큰 재계를 대표해온 세사르 푸리시마 재무장관, 에밀리아 봉코딘 예산장관, 후안 산토스 통상장관 등 경제팀 전원을 포함한 각료 10명은 이날 오전 사임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아로요 대통령이 선거 부정 의혹으로 정치적인 치명타를 입었으며, 국정을 이끌 수 있는 신뢰를 잃었다”며, 위기를 해소하려면 아로요 대통령이 즉각 물러나는 길밖에 없다고 강력하게 퇴임을 요구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날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로요 대통령은 사임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의 대변인인 리카르도 살루도는 8일 텔레비전에 출연해 “아로요 대통령은 사임하지 않겠다는 자세”라며 “대통령이 지금 조사를 받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혐의도 입증된 게 없다”고 말했다. 아로요는 전날 전국에 생중계된 라디오 연설을 통해 “나는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 쿠데타설까지 나도는 가운데 아베리노 크루스 국방장관 등 군부는 대통령 지지를 밝히고 있으며, 에프렌 아부 군참모총장은 “지휘관들은 지휘체계에 도전하거나 이탈하려는 어떠한 행동에도 신속하게 맞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대통령궁을 시위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전면 경계에 들어갔다. 필리핀 정치에 큰 영향을 끼치는 가톨릭 주교들은 이번 주말 회의를 열어 아로요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지 여부를 논의한다. 이에 따라 이 회의가 그의 운명을 가를 최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아로요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대선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관리와 100만표의 차이를 확보하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눴음을 보여주는 도청 테이프가 발견되면서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박민희 기자, 연합 minggu@hani.co.kr
쿠데타설 속 군부 “대통령 지지” 선거 부정과 가족 비리라는 ‘쌍둥이 의혹’에 빠진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에 대한 사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8일에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 대통령과 영향력 있는 내각 장관들까지 사임 요구에 동참함에 따라 아로요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곤란해지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필리핀군과 경찰은 이날 수도 마닐라에 대한 최고 경계태세에 돌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필리핀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는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선거 부정을 둘러싼 현재 사태는 필리핀에 해악이 되고 있으며, 국가의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부통령에게 헌정을 이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각 안에서 영향력 큰 재계를 대표해온 세사르 푸리시마 재무장관, 에밀리아 봉코딘 예산장관, 후안 산토스 통상장관 등 경제팀 전원을 포함한 각료 10명은 이날 오전 사임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아로요 대통령이 선거 부정 의혹으로 정치적인 치명타를 입었으며, 국정을 이끌 수 있는 신뢰를 잃었다”며, 위기를 해소하려면 아로요 대통령이 즉각 물러나는 길밖에 없다고 강력하게 퇴임을 요구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날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로요 대통령은 사임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의 대변인인 리카르도 살루도는 8일 텔레비전에 출연해 “아로요 대통령은 사임하지 않겠다는 자세”라며 “대통령이 지금 조사를 받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혐의도 입증된 게 없다”고 말했다. 아로요는 전날 전국에 생중계된 라디오 연설을 통해 “나는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 쿠데타설까지 나도는 가운데 아베리노 크루스 국방장관 등 군부는 대통령 지지를 밝히고 있으며, 에프렌 아부 군참모총장은 “지휘관들은 지휘체계에 도전하거나 이탈하려는 어떠한 행동에도 신속하게 맞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대통령궁을 시위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전면 경계에 들어갔다. 필리핀 정치에 큰 영향을 끼치는 가톨릭 주교들은 이번 주말 회의를 열어 아로요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지 여부를 논의한다. 이에 따라 이 회의가 그의 운명을 가를 최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아로요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대선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관리와 100만표의 차이를 확보하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눴음을 보여주는 도청 테이프가 발견되면서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박민희 기자, 연합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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