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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대중교통 타기 무섭다” 출근길 버스 한산

등록 2005-07-09 00:29수정 2005-07-09 00:29



결근·대체교통 이용 “지하철 일요일 분위기”
경찰청장 “또다른 테러 모의조직 암양 명백”

연쇄테러가 일어난 지 하루가 지난 8일 오전(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는 폭탄테러가 발생한 2개 노선을 뺀 지하철과 버스가 운행을 재개했다. 그러나 평소 출근길답지 않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추가테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또 지하 테러 현장 가운데 일부는 붕괴 위험이 있어 아직 접근이 금지되고 있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 부부는 이날 각각 병원을 찾아 부상자들을 위로했다.

희생자 현황 집계 지연=참사가 일어난 지 하루가 지났지만 경찰 당국은 발생 지역이 지하여서 정확한 희생자 현황 집계에 애를 먹고 있다. 이언 블레어 런던경찰청장은 8일 “정확한 희생자 수를 알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꼭 자살폭탄 공격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블레어 청장은 부상자 700명 가운데 절반은 현장에서 치료받고 나머지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송 중에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그는 “공격이 알카에다의 모든 특징들을 보여준다”고 말했으나 “현재 인지하고 있는 특별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또다른 공격을 모의하는 다른 테러조직이 암약하고 있을 가능성을 두고서는 “아주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앤디 헤이먼 런던경찰청 부청장은 폭발이 일어난 곳 중 20여명이 숨져 가장 피해가 큰 러셀광장 인근 지하철 객차에는 “터널이 위험하다는 경고가 있기 때문에” 경찰이 아직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수사 결과 10파운드(4.5㎏) 미만의 고성능 폭발물들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스포츠가방에 한때 비상=이날 아침 출근길에는 대중교통수단 외의 대안이 없는 시민들이 결근을 하거나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전날 최소 7명이 숨진 리버풀가역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기 위해 나온 회계사 이언 헌트는 평소와 달리 한산한 대합실 모습에 “사람이 너무 적어 꼭 일요일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라지 바라사라지는 “무섭지만 어떻게 하겠나?”라며 “지하철이 일터로 가는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어서 어쩔 수 없이 탈 수밖에 없다”고 힘없이 말했다. 역과 지하철 안에선 전날 사고를 의식한 듯 경계심을 가지고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많았다.

이날 런던 금융가에 가까운 리버풀가역 의자에는 한때 주인 없는 스포츠 가방이 놓여 있어 또다시 테러 우려가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가방은 주인이 깜빡 잊고 간 것으로 밝혀졌다. 런던 경찰청은 런던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거리 근무 경찰관 수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찰스 클라크 영국 내무장관은 “이번 공격에 대한 사전 정보는 없었다. 우리 정보기관이 어떤 점이라도 놓쳤는지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으나 놓친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돌발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사고 당일 사무실과 상가에 있던 시민들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의사 등 구조대를 도왔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런던 테러가 발생한 뒤 불과 몇 분 만에 구급차가 출동하고 병원이 비상체제를 갖추는 등 불행 중에도 의료진 대응은 거의 완벽했다고 평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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