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삼 등 마구 먹어치워
킹 크랩떼가 해수 온난화의 영향으로 남극의 대륙붕 끝자락에서 발견됐다. 남극 해저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지만, 이들을 상업 목적으로 잡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비비시>(BBC)는 6일 학술지 <프리시딩스 비>를 인용해 “최근 남극 대륙붕의 오른쪽 ‘팔머 디프’에서 킹 크랩떼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의 책임자인 하와이 대학의 크레이그 스미스 교수는 “지난 30~40년 전쯤 남아메리카 쪽 바다에서 솟아오른 더운 물이 남극 대륙붕으로 쏟아져 들어왔으며, 이때 킹 크랩의 애벌레들이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남극 해저에는 150만마리의 킹 크랩들이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킹 크랩이 게걸스런 포식자여서 이들이 남극의 해저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 킹 크랩들은 이미 남극 해저의 생태계를 고갈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 이들이 사는 해저의 수심 850m 이하에서는 거미불가사리, 바다나리, 해삼 등 극피동물들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킹 크랩들이 모두 먹어치운 것이다. 킹 크랩들은 1.4℃ 미만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수심 850m 이하의 남극 바다에 살고 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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