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전 연루 2명중 1명 미국서 송환재판 진행중
1997년 발생한 ‘이태원 햄버거가게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14년 만에 미국에서 붙잡힌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는 10일 “이 사건의 용의자가 최근 미국에서 붙잡혔으며, 현재 국내 송환을 위한 재판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97년 서울 이태원동에 있는 햄버거가게 화장실 안에서 대학생 조아무개(당시 22살)씨의 주검이 발견됐다. 목과 가슴 부위가 흉기에 8차례나 찔린 처참한 모습이었다. 당시 경찰은 미 군무원 자녀인 패터슨과 에드워드 2명을 살인의 공범으로 검찰에 기소 의견을 냈으나 서울지검은 에드워드만을 살인죄로 기소하고, 패터슨은 흉기를 미8군 영내에 버린 혐의(증거인멸)로 기소했다. 패터슨은 1심에서 장기 1년6월, 단기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98년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그러나 살인 혐의로 기소된 에드워드에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의 유족들은 다시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검찰은 98년 8월23일 만료된 패터슨의 출국정지 조처를 연장하지 않았고, 패터슨은 출국정지 만료 다음날에 미국으로 도주했다.
그 뒤 이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아 있었으나, 2009년 9월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이 개봉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법무부는 재수사를 거쳐 같은 해 12월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통해 패터슨의 송환을 요청했고, 패터슨은 사건 발생 14년 만에 미국에서 체포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체포를 했더라도 별도의 재판을 통해 송환 여부가 결정되며 최종 송환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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