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반째 큰비…270명 사망
둑 보강 늦어지면 ‘수도 침수’
둑 보강 늦어지면 ‘수도 침수’
지난 7월 말부터 동남아시아 일대에 내린 큰비로 50년 만에 최대 홍수가 일어나 타이의 수도 방콕이 물에 잠길 위험에 처했다고 타이 국영 <엠시오티>(MCOT) 통신이 보도했다. 타이 정부는 방콕을 ‘사수’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잉락 친나왓 타이 총리는 10일 “빗물이 북쪽으로부터 방콕에 들이닥치기 전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이틀뿐”이라며 방콕을 지키기 위해 운하 준설과 홍수막이 둑 보강을 지시했다. <에이피>(AP) 통신도 11일 “타이만이 만조기가 되고 차오프라야 강이 범람하는 주말께 방콕이 부분적으로 침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방콕 북쪽의 랑싯과 서쪽의 딸링 찬에 새로운 둑을 쌓고 있다. 이 홍수막이 둑을 건설하려면 모두 150만개의 모래자루가 필요한데, 타이 총리는 “정부가 값을 치를테니 이 모래자루를 하루 빨리 공급해 달라”고 민간 부문에 요청했다.
방콕 북쪽에 위치한 타이의 대표적 산업 밀집지역인 로짜나 산업단지는 비 때문에 작업을 중단했다. 만약 홍수가 더 악화되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산업단지 관계자들은 밝혔다. 이 곳의 한 공장인 ‘싱글 포인트 파츠’는 모든 노동자들을 대피시키고 공장 주변에 홍수막이 둑까지 쌓았다. 이 공장을 포함해 아유타야 중부 공장 200여곳이 이번 홍수로 문을 닫은 상태다.
타이 정부의 재해방지완화 부처는 7월 말 열대성 태풍이 타이를 강타한 뒤 현재까지 269명이 숨지고, 4명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웃 캄보디아에서도 207명이 숨졌다고 캄보디아 국영 <에이케이피>(AKP)가 전했다. 또 타이의 72개 지방 가운데 60개 지방의 820만명이 홍수와 진흙사태를 겼었으며, 30개 주는 현재도 물에 잠겨 있다. 미국 <시엔엔>(CNN)의 선임 기상전문가인 브랜든 밀러는 “또다른 저기압이 11·12일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어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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