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 때부터 수년간 이용
미 의회 연설엔 7천여달러 지불
미 의회 연설엔 7천여달러 지불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도 미국에서 진행한 각종 연설을 전문업체에 고액 자문료를 주고 의뢰한 것에 대해 2009년 영국 안에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브라운 총리가 의뢰한 업체도 주미 한국대사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 초안 등에 대한 자문 및 편집을 의뢰한 ‘웨스트윙라이터스’다. 브라운 총리는 재무장관직을 수행하던 2002년부터 2005년 기간에 8차례에 걸쳐 연설문 자문 및 편집 작업을 맡겼고, 모두 2만6217달러(약 2931만원)를 이 업체에 지급했다. 또 2007년 총리가 된 이후에도 미국에서 연설을 할 때마다 이 업체를 애용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건 2009년 11월, 이번 이 대통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업체가 외국로비 공개법에 따라 미 법무부에 관련 내용을 공개하면서다. 브라운 총리는 그해 3월 미 의회 연설에 대한 편집(editing)을 맡기는 비용으로 7084달러를 냈으며, 그때까지 모두 4만달러를 그 업체에 치렀다는 사실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로 알려졌다. 당시 <가디언>은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전하면서도 “외교부 직원들이 할 일을 대신하는 비용”, “돈은 브라운이 아닌, 총리실이 낸 것”이라고 표현해 은근히 비꼬는 투였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영국 내에서는 찬반양론으로 갈려져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밖에 요르단의 압둘라 2세와 왕비 라니아 등도 ‘웨스트윙라이터스’의 주요 고객이었다. 이 업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 담당 참모들이 세운 회사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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