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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푸틴 비호감’ 커졌다…여당, 가까스로 과반

등록 2011-12-05 20:58수정 2011-12-05 22:06

러시아 총선 결과
러시아 총선 결과
러시아 총선서 49% 득표…의석수 315→238 급감
개헌의석 확보 실패…SNS 통해 부정선거 의혹 확산
푸틴 ‘각하’의 꼼수도 러시아판 ‘나꼼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덜미를 잡힌 것일까.

4일 치른 러시아 총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여당 통합러시아당이 디도스 공격 등 각종 부정선거 의혹 속에 가까스로 과반 의석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푸틴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과 함께 국영방송의 퇴조, 인터넷 시사고발 방송과 트위터 등의 위력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5일 <데페아>(dpa) 통신은 96%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통합러시아당이 약 49%의 득표율로 450개 의석 중 238석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총선의 64% 득표(315석)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제1야당인 공산당은 92석(19%)을, 중도좌파 성향의 정의러시아당은 64석(13%)을 차지했다. 극우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56석(11%)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반 의석은 넘겼다지만, 여당은 ‘푸틴의 영구집권’ 등 개헌을 시도할 수 있는 ‘3분의 2’ 선(300석) 확보에 실패했다. 사안에 따라 다른 정당들과의 협력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푸틴 총리는 “실질적 상황을 반영하는 최선의 결과이고, 우리는 국가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애써 결과의 파장을 축소했다.

2000~2008년에 이어 내년 대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푸틴에 대한 중산층과 엘리트 계층의 피로감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부정부패의 만연, 국제경제 위기에 따른 불안감도 민심 이반을 부채질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점은 푸틴의 통제를 받고 있는 국영 텔레비전의 급격한 영향력 약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러시아 현지 텔레비전 조사업체의 발표를 토대로 “러시아 최대 티브이 채널 2개의 간판 프로그램인 일요뉴스의 시청자가 지난 12개월 동안 10~14%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반면, 검열 수위가 비교적 낮은 인터넷 시사프로그램들의 위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현재 러시아의 인터넷 사용률은 프랑스나 영국보다도 높은 50%에 이른다. 푸틴이 심해잠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타기 등으로 남성미와 건강을 과시하면, 인터넷엔 즉각 이의 허점을 파고드는 지적들이 넘쳐난다.

선거 당일엔 에스엔에스 등을 통해 통합러시아당이 선거부정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퍼져나갔다. 총선 당일 시베리아 지역의 한 유권자는 트위터에 투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투표함에 투표용지가 ‘3분의 1’ 이상 채워져 있었다는 내용을 올렸다. 또 모스크바 투표장 곳곳에서는 낯선 버스가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동영상이 촬영돼 실시간으로 퍼졌다. 러시아의 독립 선거감시기구인 골로스는 최근 몇주 동안 5300여건의 선거법 위반 사례를 공개했다.

여당은 총선 당일 발생한 야당 성향 사이트에 대한 디도스 공격의 배후라는 의심도 받고 있다. 골로스의 웹사이트는 총선 당일 오전 6시께 디도스 공격을 받았고, 라디오 방송사 <모스크바 에코>와 진보 성향의 언론사 <퍼블릭 포스트>의 웹사이트도 해킹을 당했다.


러시아 방송사들은 이런 사건의 보도를 외면하고 코미디 프로그램 등을 방영했다. 그럼에도 여당의 성적표는 과반에 턱걸이를 한 ‘불안한 1위’였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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