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에 디 뤼포 사회당 당수
벨기에가 지난해 6월 총선 이래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하지 못해 세계 최장기인 ‘541일 무정부’ 기록을 세운 끝에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5일 <로이터> 통신은 벨기에 국왕 알베르 2세가 남부 프랑스어권을 기반으로 한 사회당의 당수인 엘리오 디루포(60)를 총리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새 내각이 6일 오후 의회에서 선서식을 치르는 것으로 6개 정당이 참여하는 연립정부가 출범한다.
벨기에는 프랑스어를 쓰는 남부(왈롱)와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플랑드르)의 지역 갈등이 심해서, 총선 뒤 5~7개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총선에서 북부 지역 우파 정당이 제1당이 된 뒤 더 많은 자치권을 요구하면서 연정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북부 네덜란드어권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남부 프랑스어권을 위해 큰 세금 부담을 지는 게 싫다는 정서가 강하다.
하지만 유로존 금융불안이 번지는 상황에서 무정부 상태가 길어지자 국제신용평가사 에스앤피(S&P)는 지난달 25일 벨기에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강등시키기에 이르렀다. 결국 위기 국면이 연정 협상의 물꼬를 다시 텄고, 무정부 상태를 종료하게 됐다.
디루포 총리는 1974년 이래 남부 프랑스어권 출신 첫 총리이자 벨기에에서 동성애자임을 공표한 첫 총리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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