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달러 지원 가능” 밝혀
WTO 회원국 가입 승인받아
WTO 회원국 가입 승인받아
회원국 자격 신청 18년 만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게 된 러시아가 유로존 ‘구원 선발’을 자처하고 나섰다.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대통령 경제 보좌관은 15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유로존에 200억달러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 뒤 “우리는 유럽 경제와 유로존 회복을 위해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직후다.
아르카디는 내년에 러시아가 통화기금으로부터 돌려받게 될 100억달러를 유럽위기 해소 기금으로 통화기금에 남겨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100억달러는 1조유로가 목표인 유럽 재정안정기금 조성 계획의 진척 정도에 따라 추가 지원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8년 재정적자 누적과 단기외채 급증 등으로 6개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며 국가부도 상태에 몰렸던 러시아는 13년 만에 유럽을 돕는 처지로 변신하게 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러시아가 유로존의 최근 구제 계획에 처음으로 재정 지원을 약속한 강대국이 됐다”며 “이는 러시아가 다른 경제권보다 유럽 경제와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에서 1993년 가입을 신청한 지 18년만에 회원국 지위를 공식 승인받았다. 인구 1억4000천만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3542달러에 이르는 러시아는 그동안 영토 전쟁을 치른 조지아(그루지아)의 반대로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3일 양자협상이 극적 타결돼 사실상 가입이 확정됐다. 러시아는 세계무역기구 가입 승인을 받은 뒤 220일 안에 국내 비준 절차를 마쳐야 한다.
블라디미르 치조프 러시아 유럽연합 상주 대표는 “국내 비준 절차 등을 거쳐 내년 여름께 완전한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관세 인하와 서비스 부문 개방 등을 위한 이행기로 최대 5~7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치조프는 “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러시아의 관세 장벽이 낮아지면서 교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러시아의 연간 GDP가 약 2.0% 증가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코트라는 15일 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러시아가 한국의 11대 수출시장에서 5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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