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낮 북한 조선 중앙방송이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17일 08시 30분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진=MBC 캡쳐)
전세계 주요 외신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수수께끼의 북한 지도자가 숨졌다”고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이들은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한 의구심과 향후 한반도 정세 불안에 대한 우려도 함께 보도했다.
19일 미국 <에이피>(AP) 통신은 “북한의 변덕스럽고 불가해한 지도자, 김정일이 69살로 숨졌다”고 전했다. 에이피 통신은 “김정일은 2008년에 뇌졸중을 겪은 것으로 생각되며 최근 국영 언론들이 기록한 중국·러시아, 북한 각지 여행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생한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중동에서 최근 봉기를 일으킨 수많은 조건들, 이를테면 가난과 부패가 북한에도 존재한다는 걸 주목할만 하다”면서도 “여러 이견이 분분하지만 북한에서 조만간 진정한 민주 개혁을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영국 <비비시>(BBC) 방송 인터넷판은 서울 주재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의 죽음이 북한 전역에 거대한 충격을 일으킬 것”이라며 “남한은 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린 데 이어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파다했지만, 사망은 예기치 못한 사건이란 점을 강조했다. 미국 <시엔엔> 방송은 1년 전 미국 빌 리처드슨 특사와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자사 울프 블리처 앵커가 “그때도 그가 아프다는 가정이 있었지만,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 모습이었다”며 “지금은 믿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북한 국영 방송이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전하면서 다시 한번 후계자로 언급했던 아들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정권 장악능력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명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무자비하고 예측불가능했던 북한 지도자, 김정일이 지난 17일에 명백한 심장마비로 숨졌다”며 “사망소식은 즉각적으로 미래에 대한 의문과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의 안정성에 대해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이 지난해 막내 아들 김정은을 국가 후계자로 지명했지만, 그는 29살이고 아직 제대로 된 시험을 받지 않은 상태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또 “미국 백악관이 ‘우리는 면밀하게 김정일 사망 보도를 점검하고 있으며, 대통령은 보고를 받았고 우리 동맹국 남한, 일본과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의 안정과 우리 동맹국들의 자유·안보에 대한 약속을 유지하고 있다’는 공식 언급을 내놨다”고 덧붙였다.
정세라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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