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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무개념’ 1%에 욱하고…99%의 분노에 공감했다

등록 2011-12-26 21:02

영국의 백만장자 사업가 칼 바이닝거(60)
영국의 백만장자 사업가 칼 바이닝거(60)
클로즈업 2011 웃기고 울린 말말말
4000만원 푸딩 15분에 꿀꺽
“훌륭한 맛 기억에 남을 것”
“자력으로 부자된 사람 없어”
“의회, 억만장자에게만 친절”
“우리는 99%다.”

미국 월스트리트를 점령한 시위대의 짧은 한 마디는 금융자본의 탐욕으로 고통받는 지구촌 사람들의 심장을 사로잡았다. 이에 따라 2011년에는 ‘부자의 탐욕’을 둘러싼 말들의 성찬이 유난히 화려했다.

최근 미국 <에이피>(AP) 통신은 예일대학이 선정한 ‘올해의 말 톱 10’에서 “우리는 99%다”(1위)를 비롯해 ‘부’에 대한 성찰을 담은 말들이 1~3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2위는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한 엘리자베스 워런의 말이 선정됐다. “이 나라에는 자력으로만 부자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 한명도! 당신은 그저 공장을 지었을 뿐이다.…당신은 우리가 돈을 댄 도로로 당신 상품을 운반했다. 당신은 우리가 돈을 대서 교육한 노동자들을 고용했다. 당신 공장은 우리가 돈을 댄 경찰과 소방관 덕분에 안전했다.”

부유층 증세를 주장한 워런 버핏의 <뉴욕타임스> 8월 기고문은 3위에 올랐다. 버핏은 “억만장자한테 친절한 의회가 나와 내 친구들을 어지간히 오랫동안 애지중지해줬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99%의 분노에 아랑곳 않는 부자들의 다양한 언행들을 추가했다. 영국의 백만장자 사업가 칼 바이닝거(60·사진)는 실연의 아픔을 달랜다는 이유로 3만4000달러(약 3900만원)짜리 푸딩을 먹고 “먹는 데 15분밖에 안 걸렸지만, 훌륭한 맛은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란 의기양양한 말을 남겼다. 황금그릇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이 초콜릿 푸딩은 한 숟가락에 1240달러꼴이었다.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로 자산 1억6000만달러의 부자인 밋 롬니는 토론회에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의 공격을 부인하며 내뱉은 “나랑 1만달러 내기를 할 테냐”는 농담으로 ‘부자 본색’을 드러냈다는 비판에 처했다.

이밖에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지구촌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어록들을 남겼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비에스>(CBS) 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초기 2년 동안 입법과 외교 정책에서 올린 성과는 린든 존슨·프랭클린 루스벨트·에이브러햄 링컨을 제외한다면 어떤 대통령하고든 견줄 만 합니다”라고 자찬했다가, ‘오바마가 자신을 미국 역사상 네번째로 훌륭한 대통령이라는데, 44번째를 잘못 말한 것 아니냐’는 독설을 들었다. 또 미 국무장관인 힐러리 클린턴은 친미 성향의 독재자인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나기 2주 전까지도 “이집트 정부는 안정적이란 게 우리 판단이다”라고 말해 입길에 올랐다.


노르웨이에서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무차별 총기 난사 등으로 70여명을 살해한 뒤, 추도식장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27살 여성 노동당원의 말을 인용해 “한 사람이 저토록 큰 증오를 보여줄 수 있다면, 우리가 함께 했을 때 얼마나 더 큰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며 민주주의와 관용을 호소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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