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총통 재선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중국 정책을 추진해온 국민당 마잉주 총통이 재선에 성공해 중국-대만 간 ‘햇볕정책’의 큰 틀이 유지되게 됐다. 마 총통의 양안 화해 정책에 중국이 경제적 유대관계 강화로 호응해온 ‘햇볕정책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4일 치러진 선거 개표 결과 마 총통은 51.6%를 득표해 45.6%를 얻은 야당 민진당의 차이잉원 주석을 6%포인트(약 80만표) 차이로 눌렀다. 마 총통은 이날 밤 당선 축하 행사에서 “나의 승리는 양안 화해를 추진해 위기를 경제적 기회로 만들어온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보여준다”며 “(중국과) 더욱 조화롭고 신뢰하는 관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전문가들도 양안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이번 총통 선거의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분석했다. 차이 후보는 중국과의 경제 밀착으로 얻은 부가 소수에 집중돼 빈부격차와 실업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중국 없이 살 수 있느냐’는 현실론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옌전성 대만 국립정치대학 교수는 “차이잉원 후보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유권자들이 많았으나, 경제 우려 때문에 막판에 마 후보에게 표가 쏠렸다”며 “민진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중국과의 사업·거래에서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마 총통에게 투표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2008년 취임한 마 총통이 양안 화해 정책을 표방하자 중국도 대만 독립을 막기 위해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책을 강조하지 않고 경제적 우호관계에 집중하는 ‘중국판 햇볕정책’으로 전환했다.
‘선거의 해’의 첫 대선이자 동북아 정세에 중요한 변수로 꼽혔던 이번 선거가 ‘안정 유지’로 마무리되자, 미국과 중국은 즉각 환영 메시지를 발표했다.
타이베이/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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