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병사 ‘프랑스군 19명 살상’ 범행동기 밝혀
지난 20일 비무장 상태인 프랑스 군인들에게 총격을 가한 아프가니스탄 병사 압둘 만수르(21)의 ‘범행 동기’가 최근 잇따른 서구 군인들의 ‘아프간 모욕 동영상’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간 동부 카피사주 타가브 지역의 프랑스 군기지에서 발생한 이 사건으로 4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8명은 중상을 입었다.
아프간 군 관계자는 23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용의자가 프랑스군의 초동 심문에서 미군이 (탈레반 병사) 시신에 오줌을 누는 동영상 때문에 프랑스 군인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아에프페>는 이같은 내용이 정보 당국자와 아프간 국방부 정보에 접근 가능한 다른 취재원에 의해서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국방부 관계자는 또 범행 용의자인 아프간 병사가 영국 군인들의 아프간 어린이 성학대 동영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사건 직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프-아프간 군 합동 훈련을 중단하는 한편, 내년 말 완전 철군하는 프랑스 군대의 조기 철군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압박했다. 또 제라르 롱게 프랑스 국방장관도 카불을 직접 찾아, 이 아프간 병사가 정부군에 잠입한 탈레반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프랑스 군대에 대한 이번 공격은 아프간 국민들의 (동영상에 대한) 분노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간 병사의 개인적인 단독범행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아프간에서 미 해병대원 4명이 탈레반 병사의 주검에 방뇨하는 모습이 공개돼 국제적인 물의를 빚었다. 또 지난 18일에는 두명의 영국 군인이 아프간에서 10살 가량의 어린이 두명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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