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후보 바스케스 모타
노동시장 유연화 선거공약
야당 후보에 지지율은 뒤져
노동시장 유연화 선거공약
야당 후보에 지지율은 뒤져
중남미에 여성 대통령 트로이카가 탄생할 것인가?
오는 7월1일 열릴 멕시코 대선에서 집권여당의 후보로 호세피나 바스케스 모타(51) 전 교육부 장관이 선출됐다. 그가 당선된다면 2010년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2011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이어 중남미 대륙은 3명의 현직 여성 대통령을 동시에 갖게 된다.
바스케스 모타는 5일 멕시코에서 치러진 국민행동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경쟁자 산티아고 크레엘 전 상원의장과 에르네스토 코르데로 전 재무장관을 따돌리고 대선 후보로 뽑혔다. 외신들은 1953년까지 여성 참정권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이 나라에서 그의 승리가 ‘획기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 주요 정당 역사상 여성이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61년 멕시코시티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바스케스 모타는 자국에서 가장 비싼 사립교육을 받았으며, 금융 컨설턴트와 경영 칼럼니스트로 일했다. 고교시절 첫사랑이었던 사업가와 결혼해 살면서 1999년 <신이시여, 저를 과부로 만들어주세요>라는 책을 펴내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책은 여성들의 잠재력 개발을 독려하는 내용으로, 세 딸을 기르면서도 일을 포기하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이듬해인 2000년 그는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며 정계에 입문했고 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번 후보경선에선 노동시장 유연화와 석유산업에 대한 외자 유치 등을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며 펠리페 칼데론 현 대통령이 밀었던 코르데로 후보를 꺾는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가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으로 가는 길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멕시코에서는 제1야당 제도혁명당(PRI)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멕시코주 주지사가 41%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바스케스 모타는 23%로 한참 밀리는 2위다. 현 정부가 벌인 ‘마약과의 전쟁’으로 4만8000여명이 목숨을 잃는 등 치안불안이 계속되는 점도 집권당 후보에겐 불리한 상황이다. ‘여성 후보’에 대한 선입견도 크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생리통이 있을 때 군대를 어떻게 지휘할 것인가, 범죄와 직면할 용기가 있는가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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