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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인조고기로 만든 ‘시험관 햄버거’ 맛은?

등록 2012-02-20 14:25수정 2012-02-20 16:49

소의 근육섬유 배양한 ‘인조고기’ 올 10월 만들어
고기수요 폭등 대비…채식주의자도 우호적 반응
농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키운 ‘인조고기’ 햄버거의 맛은 어떨까.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인조고기 프로젝트 연구팀이 소의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근육 섬유를 배양한 고기로 올 10월 햄버거를 만든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조고기 프로젝트팀은 최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 소 줄기세포를 여러 개의 배양접시에서 키워 수천겹의 얇은 근육세포로 전환한 뒤 진짜 소의 먹이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영양소를 공급해 인조고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진짜 고기와 같은 질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근육 섬유들을 굽히고 당기는 등 운동도 시켰다.

현재 고기의 길이는 3㎝, 두께는 0.5㎜ 수준이다. 다만, 고기의 색깔은 붉은 빛이 아니라 노란빛이 감도는 핑크색인데, ‘피’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조만간 ‘겉모습’도 개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공장에서 키우는 인조고기가 농장에서 키우는 고기보다 환경적으로 덜 해롭고 더 안정적인 식량공급원이라는 믿음으로 6년 전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소·돼지는 풀과 곡류를 섭취해 고기로 만드는 단백질 전환 효율이 15%에 불과한 반면, 실험실에서는 이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마크 포스트 교수는 “우리가 실험실에서 고기를 키워 단백질 전환효율을 5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미래를 향한 굉장한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패트릭 브라운 캘리포니아 스탠포드대 생화학 교수는 미국과학진흥협회 인터뷰에서 205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육류소비가 두배 가까이 뛸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10~20년 후에 인조 고기를 대량생산해 고기수요 폭등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25만유로(약 3억7000만원)가 투자됐는데, 이를 지원한 익명의 투자자는 10월에 연구실에서 키운 햄버거의 개념이 ‘증명’되면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보호주의자와 채식주의자들도 인조고기에 대해 일단 우호적인 반응이다. <가디언>은 ‘채식주의자들의 네덜란드 사회’라는 채식주의자 단체의 경우, 인조고기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들이 많지 않다는 전제 하에 회원 절반 가량이 고기를 먹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조고기로 만든 햄버거의 ‘맛’도 상당히 그럴듯할 전망이다. 연구팀은 네덜란드의 유명 주방장인 헤스턴 블루멘털에게 요리를 부탁할 계획이다. 또 진짜 버거의 맛을 좌우하는 필수요소인 지방 줄기세포 역시 실험실에서 잘 자라고 있는데, 나중에 잘 다져진 근육 섬유에 섞어 고기맛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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