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믈 광장에서 10만 지지자 앞에서 승리 선포
“눈물 진짜냐?” 묻자 ‘바람에 실려온 진짜’ 답해
“눈물 진짜냐?” 묻자 ‘바람에 실려온 진짜’ 답해
세상에서 가장 센 척하던 남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자의 ‘눈물’에 전세계가 놀랐다.
푸틴 총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은 뒤 모스크바 크레믈 옆 광장에 모인 10만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를 선포했다. 그리고 조용히 벅차오르는 감정을 쏟아내듯 굵고 선명한 눈물 줄기가 그의 오른쪽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근육질 알몸으로 사격 포즈를 취하고, 맨손으로 호랑이를 만져가며 ‘강한 남자’ 이미지를 심었던 그를 생각하면 파격이 아닐 수 없다. 깜짝 놀란 <가디언> 기자는 트위터로 “믿을 수 없다, 푸틴이 울었다”며 이 소식을 긴급 타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눈물의 ‘의미’를 두고 러시아에서는 진짜인지, 연기인지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푸틴이 자신의 선거 캠프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선거본부에 들렀을 때 한 남성이 그에게 “그 눈물이 진짜였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푸틴은 “그렇다. 그건 진짜였다. 바람에 실려온 진짜(눈물)였다”고 대답했다. 또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실 대변인도 “적어도 그게 그의 설명”이라고 국영 텔레비전에 나와 말했다.
하지만 블로거인 슬라빅 체너는 트위터에서 옛 소련 시대 영화의 제목을 인용해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며 푸틴이 보인 눈물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반부패 블로거 알렉세이 나발니는 “오늘, 우리의 지도자는 진짜 울어야 할 이유가 있다”며 푸틴의 순탄치 않을 앞날을 조소하기도 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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