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선 푸틴 압승
예상보다 높은 63.6% 득표…5월부터 ‘3기’ 임기 시작
야권, 선거규탄 10만 집회 예고…개혁 압박 계속될듯
2030 중산층 개혁요구에 “6년 임기 못채운다” 전망도
예상보다 높은 63.6% 득표…5월부터 ‘3기’ 임기 시작
야권, 선거규탄 10만 집회 예고…개혁 압박 계속될듯
2030 중산층 개혁요구에 “6년 임기 못채운다” 전망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4일 밤(현지시각) 예상보다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 3선을 확정짓고 모스크바 크레믈 근처 광장에 모인 10만여명의 지지자와 전세계 언론을 향해 승전고를 울렸다. 푸틴 당선자는 5월 크레믈에 입성해 ‘푸틴 3기’ 6년 임기를 시작한다.
2000년 53%, 2004년 71%의 지지율로 대통령이 됐던 푸틴은 4일 치러진 대선에서 1차 투표 당선확정 기준인 50%를 웃도는 55~60%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보다 높은 63.6%를 득표했다. 푸틴은 “우리는 공개적이고 정직한 선거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세상에서 가장 힘자랑을 많이 한 ‘강한 지도자’의 갑작스러운 눈물에 전세계도 놀랐다.
투표 결과로만 본다면 러시아 유권자들은 야권의 정치·경제 개혁보다 푸틴이 내세운 안정과 강한 러시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당과 반정부 시위대는 벌써부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대선 결과를 부정하고 나섰다. 투표인명부 조작, 회전목마 투표(신분 위장 중복투표) 등 부정행위 수천건이 보고됐다는 것이다.
2위를 차지한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불공정하고 가치 없는 선거”라고 주장했다. 반부패 블로거 알렉세이 나발니도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특히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회전목마투표 같은 거대한 선거조작이 있었다”며 거센 저항을 예고했다.
나발니가 부정선거와 함께 ‘모스크바’를 언급한 것은 ‘푸틴은 대통령이 됐지만 모스크바를 잃었다’는 정치적 수사와도 관련이 있다. 전문가들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방 중소도시 농민·저소득층·여성들의 ‘충성심’을 바탕으로 푸틴이 당선되겠지만, 모스크바 등 대도시의 젊은 중산층 상당수는 푸틴에게 등을 돌렸다고 분석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당선’이 그에게 임기를 ‘보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급진적인 주장도 나온다. 정은숙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러시아 관련 국제학회에선 전문가들 사이에 푸틴이 연임 12년은커녕 6년 임기도 못 채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 푸틴에게 이전 12년과는 질적으로 다른 ‘도전’이 될 러시아의 20~30대 중산층들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세계시민의 사고방식과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벌 미들클래스’라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고등교육을 받았고 경제적인 능력이 있으며 정치적 자유를 갈망한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들의 가장 확실한 무기이자 연결고리다. 장세호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연구교수는 “러시아에서 부정선거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공론화 창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갑자기 부정선거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한 것은 인터넷의 ‘파괴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런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푸틴은 대선 전 중산층을 겨냥한 각종 개혁공약을 선전했다. 2004년 폐지한 지방정부 수장 직선제의 부활과 정당 창당 조건의 완화 등을 시사했다. 교사와 의사들의 월급을 2018년까지 200%씩 올리는 안도 내놨다.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대형 회사들에 대한 ‘공공 소유권’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공약’일 뿐 본격적인 정치·경제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야권은 5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10만명이 모이는 선거부정 규탄 집회 계획을 밝히며 본격적인 개혁 투쟁을 선포했다. 대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없지만, 푸틴에게 개혁을 압박할 동력이 될 수는 있다. 러시아에서는 18년간 소련을 통치하면서 반체제 운동에 단호했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와 푸틴을 합성한 ‘푸레즈네프’ 풍자 초상화가 유행이다. 그만큼 젊은 중산층의 정치개혁 욕구가 밑바닥에 넓게 깔려 있다는 뜻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다짜고짜 아슬아슬 성교육, 아들 답이 걸작
■ “속옷 보일까 걱정…” 아시아나 왜 치마만 입나요
■ 30대 이하에게 ‘나꼼수’는 ‘월간조선’이다
■ 방통위원 김태호 PD에 “초등학교 나왔냐”
■ “박지성 선수, 산개구리는 이제 그만”
이런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푸틴은 대선 전 중산층을 겨냥한 각종 개혁공약을 선전했다. 2004년 폐지한 지방정부 수장 직선제의 부활과 정당 창당 조건의 완화 등을 시사했다. 교사와 의사들의 월급을 2018년까지 200%씩 올리는 안도 내놨다.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대형 회사들에 대한 ‘공공 소유권’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공약’일 뿐 본격적인 정치·경제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야권은 5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10만명이 모이는 선거부정 규탄 집회 계획을 밝히며 본격적인 개혁 투쟁을 선포했다. 대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없지만, 푸틴에게 개혁을 압박할 동력이 될 수는 있다. 러시아에서는 18년간 소련을 통치하면서 반체제 운동에 단호했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와 푸틴을 합성한 ‘푸레즈네프’ 풍자 초상화가 유행이다. 그만큼 젊은 중산층의 정치개혁 욕구가 밑바닥에 넓게 깔려 있다는 뜻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다짜고짜 아슬아슬 성교육, 아들 답이 걸작
■ “속옷 보일까 걱정…” 아시아나 왜 치마만 입나요
■ 30대 이하에게 ‘나꼼수’는 ‘월간조선’이다
■ 방통위원 김태호 PD에 “초등학교 나왔냐”
■ “박지성 선수, 산개구리는 이제 그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