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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지역사회 구심’ 허무는 미 우체국 폐쇄

등록 2012-03-08 21:34

경영악화로 3200개 문닫을 위기
주민 “도시 허브인데” 철회 호소
미국 테네시주 서쪽, 인구 85명의 언덕 마을 이름은 원래 토드타운이었다. 1850년대 후반 부임한 최초의 우체국장이 마을 이름을 코티지 그로브로 개명했고, 160여년간 그 이름 그대로다. 이 작은 시골 마을에서 우체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람들은 우체국에서 편지와 소포만 부치는 게 아니다. 우체국엔 마을에 몇개 안되는 정규직 일자리가 있고 공용 도서관이 있다. 지역 상점이 3년전 문을 닫고, 은행마저 일주일에 이틀만 문을 여는 이 마을에서 우체국은 지역사회의 ‘허브’다.

그러나 미 우정국(USPS)이 경영실적 악화로 오는 5월까지 도시 외곽의 3200개 우체국 문을 닫기로 하면서 코티지 그로브도 ‘폐쇄지국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일부에서는 우정국이 전체 지국의 50%인 1만5000곳을 폐쇄할 거라고도 본다.

문제는 57만1000명의 직원을 둔 우정국이 미국에서 월마트에 이어 두번째로 큰 고용주라는 데 있다. 지난 4년간 14만개의 일자리가 우체국에서 사라졌다. 또 문을 닫는 우체국 80%는 코티지 그로브처럼 시골에 있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허브’도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자유주의 성향의 케이토 연구소는 지난해 “전자우편과 온라인 결재 활성화, 페덱스와 유비에스 같은 사설 배송회사와의 경쟁, 그리고 2007~2009년 경기침체 등으로 미 우정국이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우편 물량은 2007년~2009년 회계년도에 약 350억건(약 19%) 감소했다.

우정국이 51억달러 적자로 지난 회계년도를 마감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우체국 옹호론자들은 적자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 블로그 ‘세이브더포스트오피스닷컴’을 운영하는 스티브 헛킨스 뉴욕대 문학 교수는 2006년 시행된 우편책임강화법안(PAEA)을 주범으로 본다. 이 법에 따라 우정국은 은퇴자 헬스케어 펀드 조성으로 10년간 매년 56억달러씩 지불해야 한다. 우정국 경영자들의 무능, 페덱스와 유피아이 등 경쟁자들의 로비도 우체국 적자와 폐쇄의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헛킨스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업옹호론자들은 우정국을 싫어하고 우정국 내부에서도 그 역할에 대한 상반되는 평가가 있다”며 “정치적 내분이 위기 해결책을 찾는 것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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