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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시아 재벌, 가족분쟁에 ‘휘청’

등록 2012-03-19 20:39수정 2012-03-19 21:29

BBC, 삼성가와 인도·대만 등 재벌가 불화 보도
전문가 “나라 경제 구조적 위험 될수 있다” 경고
한국의 삼성과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대만 포모사 플라스틱스의 공통점은?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18일(현지시각) ‘불화’로 위협받고 있는 아시아의 가족경영 기업들을 진단하면서 최근 ‘이맹희-숙희-건희’ 형제간 상속분쟁에 휩싸인 삼성을 첫 사례로 언급했다. 인도의 대표적인 재벌 그룹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2002년 창업자 디루바이 암바니가 사망한 이후 아들 무케시와 아닐의 지루한 소송전이 계속됐다. 또 대만 기업 포모사 플라스틱스 역시 ‘경영의 신’ 왕융칭이 2008년 숨진 뒤 맏아들 왕원양이 셋째 어머니와 자녀들을 상대로 재산반환 소송을 내는 등 가족간 분쟁을 겪었다.

아시아 가족경영 기업 지도자의 상당수는 현재 70~90대 ‘고령’이다. 향후 10여년 내에 다음 세대에 경영권을 넘겨줘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애석하게도 많은 기업이 변화를 준비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비비시>는 지적했다.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의 자료를 보면 가족경영 기업들은 아시아 전체 상장기업 수의 절반과 주식시장 가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대 고용주이기도 하다. 심지어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경우, 창업주와 자녀 간 소송전이 벌어진 억만장자 스탠리 호 일가의 ‘카지노 사업’이 전체 경제의 40%를 담당한다는 통계도 있다.

조지프 판 홍콩 중문대 경영학 교수는 “(아시아 가족기업의 불화는) 각 나라 경제에 구조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판 교수는 모든 가족경영 기업이 상속분쟁을 겪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경영 승계가 회사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그는 최근 연구에서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의 250개 가족경영 기업의 주가를 추적했다. 그 결과 승계작업이 시작되기 5년 전부터 완료된 이후 3년까지 이들 회사의 주식 가치가 거의 60%까지 떨어졌다.

경영 승계 과정에서의 주가하락은 불화 이외에 후계자의 역량과도 관련이 있다. 판 교수는 “창업주들의 능력과 카리스마, 인맥 등이 대물림 과정에서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콩 허치슨왐포아와 청쿵 그룹의 창업자 리카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누구든 리카싱처럼 집이나 빌딩을 지을 수는 있지만, 누구도 그의 명성이나 정치적 커넥션을 가질 수는 없다”며 “이 무형의 자산을 다음 세대에 전수하는 것이 가장 도전적인 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비시>는 아시아 가족기업 경영의 좋은 예로 홍콩의 종합유통회사 리앤펑 그룹을 들었다. 윌리엄과 빅터 펑 형제는 이 가족경영 기업의 3세대 경영자다.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2년 회사를 물려받아 회사 공개와 사외이사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경영해온 펑 형제는 최근 전문경영인을 최고경영자로 영입했다. 윌리엄 펑은 “일하지 않고도 가진 주식만으로도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일자리(경영)를 보장받아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회사 입장에서도 이런 과정을 통해 아직 어린 펑 형제의 자녀들이 회사를 경영하는 데 흥미와 능력이 있는지 알아볼 시간을 줄 것이라고 지적한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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