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도 일제히 비난 나서
아프리카 서부 말리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신들을 ‘민주주의와 정부 복원 국가위원회’(CNRDR) 소속이라고 밝힌 군 병력은 22일(현지시각) 국영텔레비전 통해 무능한 아마두 투마니 투레(63) 정권을 종식하고 국경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투레 대통령은 2002년부터 말리를 이끌어 왔으며 다음달 말 대선 뒤 하야할 예정이었다. 지난 20년간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한 말리는 아프리카 신흥 민주주의 국가의 모델로 인식되기도 했다.
수도 바마코의 쿠데타는 북부 투아레그족 소탕에 투입됐던 군 병력이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품고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투아레그족은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용병으로 ‘실전경험’을 쌓았으며, 지난해 10월 카다피가 사망한 뒤 귀국해 1월 반란을 일으켰다. 투레 대통령은 전력차와 군수품 공급 부족으로 정부군이 수세에 몰렸는데도 수습책을 내놓지 못해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군 쪽은 “국가가 재통합되고 결속이 더는 위협받지 않을 때 민주적으로 선출되는 새로운 대통령에게 정권을 이양할 것을 약속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무력으로 끌어내린 반군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투레 대통령의 안전과 보호를 보장하고, 병영으로 복귀하라”며 반군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식민 종주국이었던 프랑스도 말리와의 협력 중단을 선언했고, 미국 역시 “헌정의 즉각적인 회복”을 촉구했다. 또 세계은행(WB)과 아프리카개발은행은 말리에 대한 개발원조 제공 중단을 발표했다.
한편, 투레 대통령은 현재 대통령궁을 빠져나와 충성도 높은 공수부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비비시> 방송은 “쿠데타를 일으킨 반군은 중간급 군인들이 이끌고 있으며 무기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며 “잘 훈련된 공수부대가 투레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반군이 퇴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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