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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유럽평의회 “보트피플 참사, 나토·유럽에 책임”

등록 2012-03-29 21:20

9개월 조사뒤 보고서
“구조요청 받고 방치” 밝혀
난민 급증에 ‘무대책’ 지적
*보트피플 참사 : 작년 3월 지중해서 아프리카 난민 72명 표류·63명 사망

#2011년 3월 지중해 보트피플 참사의 재구성

3월25일 에티오피아인 등 아프리카 난민 72명을 태운 보트, 리비아 트리폴리서 출항→18시간 만에 선체 이상으로 표류→이탈리아 로마의 해상구조협력센터에 구조 요청→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군에 통보→외면→군 헬기 만나 구조요청→비스킷과 물병만 던져주고 외면→항공모함 만나 숨진 아기와 빈 연료통 보여주며 구조 요청→외면→4월16일 리비아 즐리탄 인근 해변에서 표류→61명 탈수와 기아 등으로 사망·상륙 뒤 2명 사망

유럽평의회가 지난해 3월 보트피플의 구조 요청을 외면해 63명을 숨지게 한 나토군과 유럽 국가들의 책임을 인정했다. 유럽평의회 조사단은 지난해 5월 영국 일간 <가디언>이 사건을 폭로한 뒤 9개월간 조사를 벌여왔다. 유럽평의회는 인권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설립된 유럽의 국제기구로 산하에 유럽인권재판소와 유럽인권위원회 등 독립기구를 두고 있다.

<가디언>이 입수해 29일 보도한 보고서는 “보트피플을 숨지게 내버려둔 나토군과 유럽 각국의 갖은 실수 및 인간 생명에 대한 이중잣대”를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나토는 조사단에 “해상구조협력센터로부터 작은 보트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는 ‘일반적인 통지’를 받았으며, 그 지역의 모든 나토군 선박에 ‘일상적인 업무’ 차원에서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토의 어떤 비행기와 선박도 그 난민 보트를 보거나 접촉했다는 기록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나토군은 나토 통제 하에 있는 군사지역에서 발생한 구조 요청에 대해 조처를 취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또 해상구조협력센터에서 전달한 구조 요청이 ‘최소한’ 나토군 소속 스페인 군함 멘데스 누녜스호에는 전달됐다고 밝혔다. 헬기를 갖춘 이 군함은 당시 난민 보트 근처에 있었다. 나토 관계자는 조사단에 “구조는 식은 죽 먹기였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나토군 소속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해군의 보르시니호도 보트 가까이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리비아 내전에 개입한 나토군과 유럽국가들의 ‘계획 부재’도 도마에 올랐다. 리비아는 그간 북아프리카 난민들의 해상 탈출을 막는 구실을 해왔는데, 리비아 혼란 과정에서 난민 탈출 급증이 예상되는데도 준비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조용한 비극’은 더 많다. 2011년에만 1500여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지중해에서 생명을 잃었다.

조사단은 “모든 관련자들이 국제 의무를 준수했다면 구조가 가능했을 것이고, 난민들은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국제해양법상 모든 배는 조난신호가 오면 도움을 줘야 한다. 조사단은 또 나토와 회원국들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으며, 모든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티네커 스트릭 특별 조사위원은 “우리는 정체를 모른다거나 아프리카에서 왔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숨지게 내버려 둔다”며 “이번 사건은 (유럽에서 말하는) 인권 같은 단어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폭로한다”고 꼬집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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