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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타이타닉 신화는 영화가 만든 것”

등록 2012-04-05 21:05

침몰 100돌 맞아 BBC ‘영화가 유포한 신화5’ 보도
타이타닉호 침몰 100주년을 맞아 ‘타이타닉:전설’ 전시회가 영국에서 10일부터 열리는 등 이 사건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런 가운데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4일 ‘영화가 유포한 타이타닉의 5가지 신화’를 보도했다. 타이타닉에 대해 사람들이 기억하는 상당부분이 1997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 등이 만들어낸 허구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먼저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 사람들은 영화 속 어린아이를 팔에 낀 채 헤엄치던 그를 영웅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일은 없었다고 말한다. 게다가 모든 비극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항로 앞에 빙하가 보고됐을 때 배의 속도를 늦추는 데 실패했고, 반이상 빈 구명보트가 떠나는 것을 허락하기도 했다.

반면, 타이타닉을 만든 ‘화이트 스타 라인’의 회장 브루스 이스메이는 억울한 경우다. 그는 여성과 어린이들을 밀쳐내고 첫번째 구명보트에 몸을 실은 ‘비겁자’로 수없이 묘사됐는데, 이런 악의적인 이미지 대부분은 당시 미국 언론계 거물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와 그의 매체가 퍼뜨린 거짓말에 기인한다. 허스트는 한 사건에 협조하지 않았던 이스메이와 사이가 틀어져 있었다. 허스트의 매체는 당시 모든 사망자 명단을 게재했지만 생존자 이름은 단 한명, 이스메이만 실었다.

수많은 영화 속에서 타이타닉 밴드는 마지막으로 ‘내 주를 가까이’라는 찬송가를 연주하며 탑승객들의 영혼을 달래준다. 또 단원들은 모두 배와 함께 가라앉은 ‘영웅’들로 칭송된다. 그러나 마지막 곡과 그들의 최후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당시 많은 증언들은 밴드가 여러 대중음악을 연주했다고 묘사한다. 찬송가는 극적 이미지를 고조시키는 도구였을 가능성이 높다.

캐머런의 영화에서 가장 감정을 자극하는 장면 중 하나는, 3등석 승객들이 갑판 아래 감금되고 구명보트 탑승이 금지되는 장면이다. 그러나 당시 영국 조사위 보고서는 이를 거짓말이라고 결론냈다. 3등석에 탔던 이민자들은 구조 편의가 아니라 ‘전염병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국 이민법’에 따라 분리됐다.

영화에서 한 여성은 타이타닉을 쳐다보며 말한다. “이게 그들이 말하던 그 가라앉지 않는 배야.” 런던 킹스칼리지의 리처드 하웰스는 “아마도 이것이 타이타닉을 둘러싼 가장 큰 신화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이트 스타 라인’은 “타이타닉은 가라앉지 않는 배”라는 발표를 한 적이 없다.

하웰스는 “만약에 신으로부터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처럼 누군가 가라앉지 않는 배를 만들었다면…신이 모욕감 때문에 그 배를 처녀항해에서 가라앉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신화적 감수성을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타이타닉은 가라앉음으로써 ‘전설’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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