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평화안’ 발효일 지났는데…
“정부군 철수끝” 주장불구
터키 국경 난민촌에 총격
레바논 국경선 기자 피살
국제분쟁 확산 우려까지
“정부군 철수끝” 주장불구
터키 국경 난민촌에 총격
레바논 국경선 기자 피살
국제분쟁 확산 우려까지
2주 전 마련된 코피 아난 유엔 특사의 시리아 평화안에 따른 휴전 발효일인 10일, 시리아 정부군이 또다시 북부 지역을 공습했다. 특히 유혈사태가 터키와 레바논 국경지대까지 번지고 있어, 이 지역의 국제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리아 외무부는 이날 정부군이 몇몇 주와 도시에서 이미 철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활동가들은 북부 알레포의 마레아 지역에서 정부군의 공격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시리아군은 또 전날 터키 남부의 국경지대인 킬리스 시리아 난민촌에 처음으로 총격을 퍼부었다. <뉴욕 타임스> 보도를 보면, 이 공격으로 난민 2명이 숨지고 터키인을 포함해 최소 23명이 부상했다. 터키는 지난해 여름부터 현재까지 난민과 반군 지도자 등 2만5천여명을 받아들였다.
터키 국영 <아나톨리아> 통신은 10일 중국을 방문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시리아의 ‘국경 침범’을 강하게 비판했으며, 대응 방법을 고려중이라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특히 “우리가 생각하길 원치 않는 방법들을 포함한다”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피 아난 특사도 이날 시리아와 인접한 터키 하타이 지역에 도착했으며, 시리아 난민촌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국경지대도 상황이 심각해졌다. 시리아 정부군은 9일 레바논 국경 너머로 총격을 가해 레바논 방송사 <알자디드>의 카메라기자 알리 샤아반이 총에 맞아 숨지고 동료 1명이 다쳤다. 이들은 레바논 와디 칼레드 지역을 취재하던 중 시리아 아르무타 마을에서 날아온 총에 맞았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도 성명을 통해 “레바논 언론인에 대한 시리아 쪽의 총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시리아의 평화안 이행을 반신반의하던 국제사회도 즉각적으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국경지역까지 폭력이 확대된 것에 분노를 표현하며, 아사드 정권이 아난 특사의 평화안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만으로는 시리아 사태를 풀 수 없을 거라는 회의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시리아 내전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정통 외교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 제재로부터 아사드 정권을 두번이나 보호해준 러시아와 중국도 반응을 나타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모스크바에서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을 만난 뒤 “(평화안 시행 여부를 감시할) 러시아 자체 감시단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류웨이민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우려를 표명하며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을 향해 “휴전과 철군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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