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세잔의 명화 ‘빨간 조끼를 입은 소년’
폴 세잔 회화…1254억원 가치
4년 전 도난사건 범인 체포
4년 전 도난사건 범인 체포
4년 전 도난당한 폴 세잔의 1000억원대 명화 ‘빨간 조끼를 입은 소년’(그림)을 드디어 찾은 것인가.
세르비아 경찰은 12일 유럽 몇개국과 수개월에 걸친 공조로 베오그라드와 차차크에서 강도사건에 연루된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들로부터 회수한 작품의 제목을 밝히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들은 ‘빨간 조끼를 입은 소년’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경찰이 국외 전문가들에게 작품의 진품 여부 감정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호가가 1억1000만달러(약 1254억원)에 달했던 세잔의 ‘빨간 조끼를 입은 소년’은 2008년 2월10일 스위스 취리히의 개인 박물관인 에밀 뷔를레 컬렉션에서 도난당했다. 일요일이었던 이날 슬라브계 억양이 섞인 독일어를 쓰는 3인조 무장 복면강도들은 박물관 문을 닫기 직전에 들이닥쳐 경비원을 총으로 협박하고 그림을 훔쳐갔다.
이들은 또 클로드 모네의 ‘베퇴유의 양귀비 들판’과 고흐의 ‘활짝 핀 밤나무’, 드가의 ‘레픽 백작과 그의 딸들’도 함께 가져갔는데, 네 작품의 합산 호가는 1억6300만달러였다. 당시 언론들은 이 사건을 유럽에서 가장 큰 예술품 도난사건 중 하나로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모네와 고흐의 작품은 며칠 뒤 취리히의 한 정신병원 주차장 차 안에서 발견됐으나, 세잔과 드가의 작품은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했다.
예술작품 전문가들은 “강도들이 그렇게 유명한 도난작품을 처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 채 보안이 허술한 박물관을 털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