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페인트가 묻은 마릴린 먼로 동상. 시카고 트리뷴 인터넷 페이지 캡처.
선정성 논란을 빚었던 마릴린 먼로의 26피트(7.92m)짜리 동상이 10개월 간의 첫 외출을 마치고 시카고를 떠난다.
<시카고트리뷴>은 1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 도심 거리인 미시간 애비뉴의 파이오니어 코트에 설치된 초대형 동상 ‘포에버 마릴린’이 오는 7일 다음 도시로 옮겨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시를 맡고 있는 ‘조형물 재단’의 큐레이터 지니 캐스텔라노스는 “몇주 뒤 포에버 마릴린을 전시할 다음 도시를 발표할 것”이라며 다음 전시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동상은 영화 <7년만의 외출>(1955)에서 하얀 원피스를 입고 뉴욕 지하철 환기구 앞에서 바람에 펄럭이는 치마를 붙잡고 있는 먼로의 모습을 본뜬 것으로, 설치 때부터 찬반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작가 슈어드 존슨이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인 먼로상은 영화 속 먼로보다 허벅지와 속옷을 더 많이 드러내놓고 있어 선정성 논란을 부추겼다. 여행정보 웹사이트 ‘버추얼투어리스트’는 지난 8월 이 조형물을 ‘최악의 공공예술 작품 10’ 중 1위에 선정하며 혹평하기도 했다. 포에버 마릴린의 ‘시카코 철수’ 발표가 나자, 트위터에서도 “먼로 동상이 기나긴 시민의 악몽을 끝내고 (다음) 월요일 철수한다”, “새로운 기괴한 동상은 뭘까?” 등 냉소적인 반응이 올라왔다.
이런 혹평에도 불구하고 파이오니어 코트의 소유주인 ‘젤러 리얼티 그룹’은 포에버 마릴린 설치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시카고를 방문한 상당수 사람들이 먼로의 치마 밑으로 들어가 기념촬영을 하고 낙서를 하는 등 이곳이 미시간 애버뉴의 ‘명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조형물을 만든 슈어드 존슨도 “사람들이 그 조형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즐겼을 뿐”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파이오니어 광장 소유주인 ‘젤러 리얼티 그룹’은 포에버 마릴린을 대체할 다음 작품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 비서인 멜리사 패럴은 “다음 조형물이 무엇이 될 지는 말할 수 없지만 존슨의 작품은 우리 광장에 매우 잘 맞았다”며 “우리는 존슨과의 작업을 진심으로 즐겼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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