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합의…천, 미 대사관 나와 병원에 입원
중국 당국의 가택연금 상황에서 탈출해 주중 미국대사관에 피신해온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이 미-중 합의에 따라 안전보장을 받고 중국에 남기로 했다. 미-중 양국은 천광청의 미국대사관 진입으로 빚어진 외교적 파문을 ‘조기 수습’하고, 3일부터 시작되는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해 신속히 해법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전략경제대화 참석차 2일 베이징에 온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발표해 “중국 정부는 천광청이 안전한 환경에서 대학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천광청이 자신의 뜻에 따라 미국대사관을 떠났으며 이는 미국의 가치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관리는 “천광청은 미국 망명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중국에서 평범한 시민으로서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중국 당국의 보장을 받고 중국에 남게 됐다”고 말했다.
천광청은 이날 오후 3시20분(현지시각)께 게리 로크 주중 미국대사와 함께 차를 타고 미국대사관에서 나와 베이징 시내 차오양의원에 입원했다. 미국 고위 관리는 외신에 “천광청이 병원에 도착했으며, 그곳에서 치료를 받고 가족들과 재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 차오양의원의 귀빈실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비원들과 사복 공안이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있다. 병원 밖에는 천광청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천광청이 ‘자의’로 지난 엿새 동안 머물던 미국대사관을 떠났다고 확인했으며, 미국이 중국 공민을 대사관에 들어가게 한 것은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하고 미국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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