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 “예정대로 2014년 철군”
오바마·메르켈 등 올랑드 비판
미, 철군뒤에도 아프간 지원키로
오바마·메르켈 등 올랑드 비판
미, 철군뒤에도 아프간 지원키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28개 회원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신임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시기를 놓고 다른 지도자들의 싸늘한 반응에 직면했다.
20~21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나토는 아프간 완전 철군 예정 시기였던 2014년 이후 아프간의 안정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지원 방안을 협의한다. 미국, 영국,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나토가 애초 합의한 2014년 말을 목표로 한 아프간 당국으로의 치안관리권 이양계획 준수를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간 파병을 반대해온 올랑드는 선거과정에서 이 합의시점보다 2년 앞당긴 올해 말까지 3300명의 자국군을 조기 철군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올랑드는 20일 회의에서 올해 말 철군 계획을 거듭 밝혔다. 앞서 올랑드는 지난 18일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철군시기에 대해 “다른 동맹국들과 협조하겠다”면서도 “(철군) 결정은 주권의 문제”라고 말해 양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런 프랑스의 태도는 다른 회의 참가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함께 파병했으면, 함께 철군해야 한다”며 올랑드의 단독 철군론을 견제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도 “나토는 철군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아프간 임무에 참여하는 50개국의 단합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앞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의 회담 뒤 “이번 회의는 전세계가 우리의 (2014년 아프간 철군) 전략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4년 철군 이후 아프간의 치안과 재건에 매년 40억달러 정도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은 그 비용의 절반을 부담하는 대신 나머지 비용을 다른 나라들이 충당할 것을 이번 회의에서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시카고에서는 반전 운동가들이 모여 나토 해체와 즉각적인 아프간 철군을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수천명의 시위대는 이날 시카고 그랜트파크에서 집회를 열고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시간호 근처의 매코믹플레이스 컨벤션센터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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